진주혁신도시 어디로 가려하는가
진주혁신도시 어디로 가려하는가
  • 신아일보
  • 승인 2008.05.0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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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태 헌 경상대학교 교수
지난 2년 반 동안 땀흘려 일구어낸 진주혁신도시가 도대체 어디로 가려하는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로 투표장을 향했던 진주시민은 새 정부가 시작하자마자 제일 먼저 뒤통수를 맞아 버렸다.
다름 아닌 진주 역사 이래 가장 큰 사건이라고 모든 시민이 반겨했던 진주혁신도시가 공중으로 날아갈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혁신도시 재검토안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이제 토지공사까지 전국의 혁신도시를 3-4개로 축소하겠다는 무책임하고 근거 없는 말들을 마음대로 쏟아내고 있다.
당연히 진주 시민과 전 국민의 맹렬한 반대에 직면하고서 국토해양부장관이 ‘계획대로 추진’으로 한발 후퇴하며 민심을 달래려하고 있다.
누군들 어떤 말을 못하겠는가 마는 정부의 책임자라면 여론 떠보기 식으로 흘리는 정직하지 못한 언론 플레이는 곤란하다.
‘대책없는 혁신도시 재검토’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지금도 밀실에서 혁신도시를 훼손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면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정부의 책무는 혁신도시가 보다 발전적인 모습으로 성공하도록 새로운 전략과 지원책이 무엇인지 밤을 새워 고민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혁신도시가 건설되면 누가 당장 그 넓은 땅을 일시에 다 채울 수 있다고 하였나?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것은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진행되는 것이다.
혁신도시 건설의 모델이 되었던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에 국가주도로 공공기관 이전을 시작으로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도시로 성장하였다.
따라서 진주혁신도시가 당장 채워지기 어렵다고 하여 잘못된 정책이라는 소아 정치론적 접근은 결단코 철회되어야 한다.
그것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중차대한 국가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또 누가 경남혁신도시가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하는가?
계획의 달성여부는 의지에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방치해두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의지와 도전으로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례를 너무도 많이 경험하였다. 최근 텔레비전 광고방송에 모기업 회장께서 생전에 가진 것 없고 아무것도 없이 조선산업을 일으키려고 해외세일즈를 하던 어려움을 에피소드처럼 이야기 하는 모습이 회장 사후에도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진주혁신도시는 이런 극적이고 전설적인 감동을 추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주는 혁신도시를 성공으로 이끌 기초역량과 뛰어난 지역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혁신도시 선정과정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경쟁도시를 크게 앞지르는 점수를 받은 사실로도 충분히 검증되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본격적인 국토개발을 시작하면서 전국의 자원을 모두 수도권이 쓸어가고 50여년동안 영양제를 과다 투여하였다.
그 부작용으로 수도권은 비대하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글로벌 지진아로 남아 있다.
올림픽 대표선수로 선발되더라도 체력과 기술훈련을 게을리 하고 몸집만 키운 선수는 당연히 교체되어야 하고 차세대 선수가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혁신도시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할 선수중의 하나이다.
‘지방에서 노력’하라면서 중앙의 막중한 책임을 지방에 떠넘기기식으로 혁신도시를 강행한다면 지역적으로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정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내어준 주민들의 긴 한숨소리도 더 높아질 것이다.
정부의 변함없는 추진 결단을 촉구하면서 혁신도시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지사를 비롯하여 지역 국회의원들과 행정당국은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며 시민들도 광범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