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간 ‘ 穀소리’ 난다
지구촌 곳간 ‘ 穀소리’ 난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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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 열 본사 사장
지구촌에 ‘쌀 수급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62억 세계인구중 약 30억 명이 주식으로 먹는 쌀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구촌 식량위기 여파로 사재기 열풍이 부는가하면 배급제까지 늘고 있다.
지난해 밀과 옥수수 값이 요동을 치더니 올해는 쌀이 문제다. 가격이 오른다고 먹지 않을 수는 없다. 이제 유혈 폭동 사태까지 일어났다. 한국은 이번 쌀 파동의 영향권 밖에 있지만 전체 곡물 소비량의 4분의3은 수입하는 나라로서 구경만 할 수는 없다. 유엔 식량농어기구(FAO)는 현재 세계 곡물재고량은 8-12주치에 불과하며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식량 가격이 지금처럼 간다면 올해 1억 명의 인구가 추가로 굶주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쌀은 468만t으로 식용과 가공용을 합한 총 수량(416만 3000t)보다 많다 공공비축용으로만 69만 5000t 의 재고가 확보돼있다. 에너지위기와 금융위기 우려로 세계가 불안해하는 터에 쌀 걱정이나마 덜 수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곡물 전체 자급률 (2003년 기준)은 25.3%로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29개회원국 중 최하위권인 26위다. 세계 곡물파동의 핵심은 우리의 높은 수입 의존도와 파동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현재의 파동으로는 결코 일시적 수급불균형이나 일과성 파동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 인 요소들에 의해 촉발 증폭되고 있는 점에서 우리 에게도 충분히 위기일 수 있다. 수출제한 조치의 확산은 자칫 비싼 돈을 주고도 살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식량 안보가 심각히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농업인구의 지속적 감소에 따라 생산의 국제비교 우위 로에 치중해 곡물자급 도를 등한시 해왔다. 그 결과 한국의 곡물은 턱없이 낮다. 완전 자급이 가능한 쌀은 제외하면 5%도 못 미친다. 주요 곡물가격 상승이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지경이다.
따라서 미래 식량난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먼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농은 육성하여 농산물의 생산성과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 4000여개 가 넘는 농업법인 (영농조합 농업회사)이 있지만 대부분 평균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으로 영세 하고 농산물의 생산에만 매달리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300-500ha 규모의 농지에서 생산 가공 유통 연구시설 등 일관철리 시스템을 가춘 대규모 농업회사를 육성해야한다 .
최근 정부는 해외 식량 기지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 연해주나 캄보디아의 넓은 경작지를 장기 임대해 대북 식량이나 국내 반입을 꾀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농가 보호를 위해 옥수수·콩· 밀등 수입곡물에 대한 관세는 최고 482%에 이른다. 해외 식량기지에서 생산된 곡물을 국내에 무관세로 반입한다면 농민들의 반발을 물론 미국 호주등 곡물 수출국들도 무관세 혜택을 요구 할 가능성은 배재할 수 없다. 여기에다 곡물 산업은 ‘거미줄 이론’이 적용되는 한 시장이다.
따라서 해외 식량기지는 정부와 기업이 치밀하게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비축 물량이 절대 부족한 우리는 늦었지만 수입대상은 다변화하고 해외 개발투자 확대등 눈앞에 닥친 식량위기에 대처해야한다.
쌀 수급에 초점을 맞춰 농업 정책을 추진 한 것이 아니라 밀과 콩 등 다른 곡물 생산과 연계해 농지 활용도 높여야한다. 해외농업 투자에도 눈을 돌려 생상과 수입 선은 다변화 하는 방안을 취해야한다. 미래 세대를 생각 할 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기에는 그 결과가 너무 참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