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림 조성으로 중요시설물 보호해야
방화림 조성으로 중요시설물 보호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08.04.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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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 형 전라남도 소방본부장
지난 6일 산불이 발생하여 전남 화순군 운주사 대웅전 인근까지 번졌으나 신속한 초기 대응으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운주사는 보물 796호인 9층 석탑을 비롯하여 석조불감, 원형다층석탑, 부부와불등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신비스러운 사찰인 만큼 화재가 발생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졸이며 진압과정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4월에도 강원도 양양 산불 발생으로 천년 고찰인 낙산사가 불에 타 문화재 6점과 원통전 등 경내 전각 16개동이 소실되는등 큰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지형이 대부분 경사가 심해 즉각적인 지상 접근이 곤란하고 고온 난기류와 진행방향의 급변 등으로 근접 진화가 어려워 큰 피해를 내게 된다. 또한, 경사와 기복이 많은 산지는 연소 진행속도가 평지의 8배에 달한다.
설상가상으로 봄과 가을 건조기에 계절풍이 겹치면 동시다발 화재로 확산되면서 불기둥의 높이는 20~30m이고 중심부 화염은 1,200℃, 주변의 연기는 600℃정도에 이르러 목조건물의 경우 열복사로 인해 90초 내에 유도발화가 일어나게 된다. 800℃에서 녹는다는 것은 낙산사 동종이 한 순간의 산불로 녹아 내렸던 사례에서 보듯이 산불이야말로 귀중한 사찰문화재를 한 줌의 재로 만드는 재앙 중의 재앙인 셈이다.
따라서 산불의 연소를 막고 산림지역의 중요시설물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내화성이 강한 방화림을 조성하여야 한다. 산불은 수관(樹冠)을 따라 산꼭대기로 연소가 진행되므로 능선을 중심으로 좌우 아래쪽에 방화선을 구축하면 불씨의 비산 및 연소를 차단할수 있는 있기 때문이다. 방화림으로 적합한 나무는 은행나무, 동백나무, 떡갈나무 등이 잎이 두껍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수종이 좋다.
문화재는 한 나라의 역사를 고이 간직하고 있으며 민족의 생활상, 의식 등이 응집된 결정체로서 국민들의 마음의 안식처이자 자존심이다.
특히 문화재 등은 대부분 목조로 되어 있어 화재에 취약성을 갖고 있으며, 더욱이 소방기관과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진압하는데 애로점이 매우 많다.
더불어, 산불은 단시간에 수 십년 동안 축척된 생물량이나 낙엽을 재로 만드는 산림피해 뿐만 아니라 이때 형성되는 높은 온도는 토양에서 서식하는 생물에게 큰 영양을 주는 등 인명과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치명적인 생태계 파괴를 가져와 복구기간만도 최소한 50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은 주지 하는 바가 크다.
대형산불 등 재난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 되는 임시방편적 대책을 지양하고 부처간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재난대책을 수립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