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협력의 기본적 자세는 박애”
“초협력의 기본적 자세는 박애”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5.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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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노왁 하버드대교수 “北의 과거 실수 용서하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현장. 일본 청년이 봉사활동을 자처했다.
방사선 오염을 각오한 걸음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생에 의미를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초협력자’의 저자 마틴 노왁(48·사진)은 지난 3일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서 원전 사고현장에 뛰어든 청년을 예로 든 뒤 질문을 던졌다. “사람은 왜 사람을 돕는가?”
“협력을 통한 상호 호혜관계는 경쟁보다 높은 수준의 생산을 가능케 한다. 초협력의 기본적인 자세는 박애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기고 질 수 있지만 이타적이라고 지는 것이 아니다. 이타성이야말로 이기는 전략의 핵심이다.”
노왁 교수에 따르면, 협력의 역사는 생명의 기원과 궤를 같이한다. “박테리아 세포는 죽으면서 다른 세포에게 영양을 공급한다. 다른 세포가 번식할 수 있도록 죽는 것으로, 이는 극단적인 협력의 형태”라는 설명이다.
그는 협력의 진화에는 ‘직접 상호성’(Direct Reciprocity), ‘간접 상호성’(Indirect Reciprocity), ‘공간 게임’(Spatial game), ‘혈연 선택’(Kin selection), ‘집단 선택’(Group selection)을 비롯한 다섯 가지 메커니즘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테리아에서 시작한 협력론은 기업과 인간, 국가와 국가, 현재와 미래의 협력까지 뻗는다. 협력이 유전적, 문화적 수준에서 총체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섯 가지 메커니즘이 이들 간의 관계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기업과 인간에게는 서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호 도움을 통해 직접 상호성으로 진화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간접 상호성, 즉 평판을 쌓아감으로써 기여할 수 있다”, “미래세대와도 협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좋은 환경을 남겨줘야 한다.”
국가 간 협력의 매개체로 인터넷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인류는 역사에서 소그룹으로 상호작용했다. 현대사회에서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인터넷이 글로벌 협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국경을 넘어 서로 떨어져 있어도 협력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한국에 처음 온 노왁 교수는 “통일의 과정에서 희망, 박애, 용서를 근간으로 한 협력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실수를 극복하는 것이다. 상대가 저질렀던 실수에 대한 용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