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센터목 8천만원짜리 심어야 하나?
시청 센터목 8천만원짜리 심어야 하나?
  • 신아일보
  • 승인 2008.03.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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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상 / 기자
강원도서 옮겨 온 낙락장송 높이 20여m 수령 7-80년은 된 듯

이천시가 행정타운에 새 청사를 완공해 지난 7일 입주해 10일부터 정상 업무를 시작했다. 새청사에서의 민원서비스는 눈에 띄게 달라져 보이고 있다.
그 중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어려운 경제 속에 시청사의 센터목이라는 낙락장송은 8000여만 원(나무값 7500만원 운송비 500여만 원)이나 주고 사다 심었다는 것이다.
이토록 비싼 소나무를 심어야 새청사의 면목이 서는 것인지 아니면 부를 과시하기 위해 나무를 심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재정 자립도가 45%도 못 미치는 시에서 청사의 외관을 살리기 위해 8000만 원짜리 나무를 심었다는 것은 용인시청의 호화 낭비라는 지적의 청사와 무엇이 다를 바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충북 송리산에 있는 정2품의 소나무 다음가는 보기 드문 거목으로 5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자치단체로선 가장 크고 비싼 나무를 심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나무의 집산지인 강원도 어느 곳에서도 이토록 비싼 소나무를 심은 곳은 없건만 재정 자립도도 낮은 이천시가 8000만 원짜리 소나무를 심었다는 것은 지나친 사치라는 시민들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명품도시를 만들기 위해 한 것인지는 몰라도 꼭 이렇게 비싼 소나무를 심어야 시청사와 지역이 빛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경제 살리기는 뒤로하고 명품으로 치장 하는데 주력하고 사치로 일관 한다면 이천시는 크게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가 누구에게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꼭 값비싼 소나무를 심어 시민의 혈세를 축내야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시민의 혈세는 시민을 위해 써야지 청사를 위해 혈세를 낭비한데서야 말이 되겠는가, 더욱 한심 한 것은 시의원들이 혈세 낭비를 감시해야 되건만 혈세가 청사와 소나무를 위해 축나고 있는데도 단 한마디 브레이크를 잡은 의원이 없다는 것이다.
시의원들의 활동비를 올리는데 행정부서인 시가 일조를 했으니까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높은 의정활동비를 받는 만큼 시민을 위해 일 좀하면 안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행정부서의 감시기관인 시의회가 이토록 열손을 놓고 혈세가 아무렇게나 써지고 있어도 누구하나 지적하는 의원이 없다면 의원들이 제구실을 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제 혈세의 나무를 심었으니 잘 살아주길 바라면서 나무가 크고 멋지게 보여지 듯, 의원들의 감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며 시관계자들도 사치와 낭비에 전념하기보단 시민이 잘살 수 있고 경제가 성장하는데 예산을 투입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