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지리산 지킴이 함태식옹 별세
40년 지리산 지킴이 함태식옹 별세
  • 송정섭 기자
  • 승인 2013.04.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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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산악 구조 활동‘지리산 호랑이’로 불려
40년동안 지리산 산장지기로 활동하며 ‘지리산 호랑이’로 불려온 원로 산악인 함태식 선생<사진>이 지난 14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6세. 1928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순천중학교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함 선생은 1971년 노고단 산장지기를 자처해 산 사람이 된 이후 16년을 노고단에서 나머지 24년을 피아골 산장에서 보냈다.

함 선생은 반평생을 산중에 머물며 환경보존운동과 산악 인명구조 활동에 투신했으며, 지리산이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되는데 산증인이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2009년에는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 천왕봉에 올라 케이블카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1989년까지 노고단 산장지기로 있던 시절 반독재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며 인권변호사 이돈명, 백낙청 교수, 통일운동가 안재구 교수, 송건호 전 한겨레 사장 등과 두터운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악인들은 그의 긴 턱수염을 보고 ‘털보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했고 노고단산장지기 당시 엄한 규율을 적용한 이유로 ‘노고단 호랑이’, ‘지리산 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함 선생은 ‘건강이 염려되고, 조난 등의 긴급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산장지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판단에 따라 산악인들의 반발 속에 지난 2011년, 40년 간의 산장지기 생활을 접고 하산했다.

이후 함 선생은 인천의 아들집에 머물러 왔으며, 과거에 수술받은 심장 부위가 최근 급격히 악화되면서 결국 생을 등졌다.

아들 함천주씨는 “아버님이 예전에 심장 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나이가 드시면서 악화돼 새벽에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빈소는 인천 주안 3동 성당에 마련됐으며, 16일 오전 9시 발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