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에 봄나들이나 즐기는 지방의원들
난국에 봄나들이나 즐기는 지방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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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3.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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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등을 선진지라며
지방의원들 무더기 해외연수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연일 한국을 도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비상시국인데도 광역의원과 일부 지방의원이 외유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경기도의회 윤화섭 의장과 3개 상임위원회 의원 등 70여명이 동남아로 연수라는 미명아래 외유를 떠났다.

또 경기도 동두천 시의회 의원 10여명도 연수 목적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

경기도는 여느 자치단체와 달리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을 가지고 있어 타 시도보다도 높은 안보의식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의 도발위협이 고조, 민관군의 다각적인 대응 태세가 요구되고 있는 비상시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자급에 있는 공직자들이 대거 외유를 떠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의원들이 오래 전에 계획을 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변명하고 있는 것이다.

현 시국이 국가적으로 안보 불안사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해외여행은 가야겠다는 것은 몰염치한 짓이다.

지방의회 의원들도 결국은 국민의 한사람이고 국가의 녹을 먹는 공직자들인데 국가 위난을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니 한심하다 하겠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하겠다.


경기도의회 3개 상임위원회가 3월 임시회 폐회 직후 18일, 선진지 견학 등 명목으로 동남아시아 해외연수에 나섰다.

수십명 의원들이 같은 날 같은 국가로 한 비행기를 타고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다.

명목이야 어떻든 ‘봄나들이’ 여행을 즐기러 간 것이다.


기획·건설교통·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과 수행직원 약 60명(추정)이 18일 대한항공 KE671편을 타고 말레이시아·싱가포르로 일제히 해외연수를 떠난 것이다.


상임위 일정을 보면 관공서 방문 등이 있으나 대개가 관광위주로 되어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항만물류 선진정책 벤치마킹, 청렴국가 연수를 통한 청렴시책 발굴, 관광활성화 도모”라고 여행 목적을 밝히고 있으나 이 또한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하겠다.

결과적으로 선진지 해외연수라는 여행 목적을 내세웠지만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 등을 선진지라고 지칭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속내는 관광성 외유라는 의혹을 벗어나기 어렵다.


특히 윤화섭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4명의 도의원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으로 베트남 응양성 인민회의와 하노이 인민회의를 방문했다.

윤의장 일행은 이들과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목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하노이 인민회의가 이미 도의회의 양해각서 체결 요청에 대해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으로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외유강행의 배경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동두천시의회는 지난 14일, 의원 공무원 등 12명이 5박6일간의 일정으로 필리핀 연수를 다녀와 물의를 빚고 있다.

동두천시는 도내에서 어느 지자체보다도 시 면적의 42%를 미군기지가 차지하고 있는 안보요충도시여서 파장이 더욱 크다.

시의회는 떠나기에 앞서 “아시아 최대 반환 미군기지인 수빅, 클락을 방문해 환경치유와 지역경제 극복을 위한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파악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지방의회로서는 업무 성격상 과부하이다.


지방의회 소속 의원이라고 해도 주민을 대표하고 지자체 집행부를 견제하는 임무를 수임 받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안보 의식으로 무장한 국가관이 요구된다.

또한 지방의회 의원이라고 하면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특수성 때문에 나름의 높은 도덕성까지 요구된다 하겠다.

때문에 지방의회 의원들에게는 주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이러한 위치의 인사들이 국난이라고 까지 일컬을 수 있는 요즘 이를 외면하고 봄나들이성 외유를 즐긴다는 것은 무슨 이유이든 변명이 안 된다.

“지방의원이 그렇지”라는 비아냥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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