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사회적 범행에 대비책 세워야
反 사회적 범행에 대비책 세워야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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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유산의 상징인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불에 타다 만 나무들의 잔해만이 이리저리 널려 있을 뿐이다. 후대에 반드시 전해야 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죄책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숭례문 주변에는 아직도 남아있는 매캐한 냄새에 다시 한번 절망 한다. 못난 우리들의 부주의로 후손들은 숭례문의 진정한 위용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화재가 발생한 뒤 신고가 바로 이뤄지고 소방 당국이 즉각 현장에 출동 했는데도 우왕좌왕하다 ‘숭례문이 무너져 내린 것은 대한민국의 소방시스템이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한탄했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숭례문은 소방인력과 장비의 접근이 쉬운 곳이어서 문화재청과 소방당국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불을 지른 범인이 문화재 방화 상습범이고 그가 극단적 수단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긴급 체포한 피의자의 행적과 범행시도 및 실행은 2년 전에도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붙였다가 징역 1년 6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뉘우치기는커녕 사회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유산이나 예술품을 파괴하고 약탈함으로써 스스로 국가와 사회를 응징했다고 믿는 반사회적 증오 범주에 해당한다고 본다. 피의자는 자신의 토지가 재개발 과정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자 그 불만으로 숭례문에 불을 질렸다고 한다.
이런 범죄행태는 5년 전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이같은 반 사회적 범행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하루 속히 갖춰야한다.
그래야 무차별적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대국민 테러’를 예방할 수 있다. 방화범을 비롯해 ‘사회 불만’을 동기로 삼은 범인들에게는 첫 범행 때부터 일정한 정신적 치료를 받게 한 뒤 사회에 복귀토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하겠다.
아울러 우리는 피의자의 범행 과정에서 역설적이게도 문화재 보호 대책을 찾게 된다. 그는 당초 세계 문화유산인 종묘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지만 밤에는 출입 할 수 없는데다 경비원이 있어 포기 했다고 한다. 결국 문화재를 지키는 길을 일반인 출입을 일정 부분 제한하고 관리·경비하는 것이다.
국보 1호를 잃은 바람에 국민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이제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범정부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한다. 안전관리 취약시설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