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나아가야 할길
통합민주당이 나아가야 할길
  • 신아일보
  • 승인 2008.02.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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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민주신당과 민주당이 4년 5개월 만에 통합민주당으로 결합해 합당을 선언 했다.
새 정당 명칭이 통합민주당이다. 이는 민주당 분당과 열린 우리당 창당으로 분열 됐던 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이 거의 완벽하게 그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 한다.
양당은 지난해 대선 직전에도 통합에 합의 했다고 발표까지 해놓고도 지분문제 등을 이유로 ‘없던 일’로 한 적이 있지만 이번의 경우 그 같은 공수표는 없을 듯하다.
두 당이 4.9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재결합하기로 한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자신들을 옥죄고 있는 척박한 정치현실 때문이다.
양당이 재결합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은 착잡하다. 민주당을 쪼갠 것부터 명분없는 짓이었고 정확히 기억하기 조차 힘들만큼 자기내 끼리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서로 치고 받다가 갑자기 다시 뭉치기로 한 것은 ‘호남표심’을 의식한 정략으로 비친다.
이 과정에서 정당정치 책임정치가 약해지고 포말정당이 양산된 점도 유감이다. ‘통합민주당’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은 이미 지방 권력과 대통령 권력을 장악한 상태에서 이변이 없는 한 오는 4월의 18대 총선에서 독자적인 개헌이 가능한 200석 이상의 의회권력을 석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절체 절명의 상황에서 어차피 한 몸이었던 양당이 다시 하나로 합치는 것은 ‘공룡 한나라당’ 에 맞서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에 거는 기대도 적지 않다. 단순히 통합민주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곧 출범될 이명박 정부 더 나아가 국익을 위해서다.
정부 여당을 견제할 건강한 야당이 없으면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 일당 독주는 부패 등 부작용을 낳을 것이며 국익에 좀먹는 일마저 벌어질 것이다. ‘겨여(巨與)견제론’이 벌써부터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신당’은 다수국민들이 아직 까지는 자신들을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대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아야한다.
통합민주당이 거대 여당에 맞설 수 있는 대안 세력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되돌아봐야한다.
이미 정치적으로 고립된 호남지역을 ‘텃밭’쯤으로 여기면서 안주하거나 알량한 기득권에 집착한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통합민주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형해화(形骸化)된 진보 개혁세력을 아우를 수 있는 정책적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야한다. 통합 민주당이 진정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 국민이 희망을 걸 수 있냐는 4.9총선이 그리 길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