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도 보도 못한 집단자수 끝없는 청도
듣도 보도 못한 집단자수 끝없는 청도
  • 신아일보
  • 승인 2008.01.3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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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도 보도 못했던 단체 자수행렬이라니 한마디로 청도가 우습께 됐다’
지난해 12.19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정한태 군수가 구속되면서 ‘돈 선거’파장이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했던 군민들은 사상초유의 집단 자수 사태가 빚어지자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돈 선거’에 연루된 경북 청도 주민 41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자수 하러 간데 이어 또 10여명이 자수 의사를 밝혔다. 앞으로도 자수 행령이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검찰은 아예 자수기간을 정했다. 다음달 13일까지 자수 해오면 선처해 주겠다고 밝혔다. 선거가 휩쓸고 간 청도에는 삭풍만이 불고 있다. 자고 나니 옛날 산골마을이 아니었다. 인심은 흉흉하고 확인 안된 소문까지 나돌면서 ‘누가 구속되고 누가 조사를 받았더라’ ‘또 재선거해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어느 동네에서 몇 명이나 자수 했고 또 몇 명이나 자수 한다더라’는 내용이 화재의 중심됐다.
주민들은 ‘청정마을 청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느냐’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한태 후보는 재선거에서 돈을 무차별 살포 했다. 정 후보 캠프에서 돈을 받아 주민에게 전달하거나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들은 어림잡아 수천 명으로 알려 졌다.
정 후보는 당선 되었고 선거가 끝나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 되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당선자도 구속 되었다.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자면 그 많은 숫자를 전원 사법 처리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한집 건너 전과자가 발생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는 공권력도 머뭇거리고 있다. 검찰은 자수를 유도해 선처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 다. 청도는 첫 민선 군수가 공천을 대가로 돈을 줬다가 물러났고 2006년에는 그 후임자가 공직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에서 물러났다.
현 군수마저 낙마하면 4년 연속 군수를 뽑는 선거를 치려야한다. 청도의 경우 혈연과 지연이 얽혀 선거 때마다 ‘변별력 없는 싸움’을 벌이다보니 자연 금품 선거의 관행에서 헤어나지 못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돈이 당략을 좌우 하는 선거풍토를 우리는 개탄 한다.
그리고 이런 선거 풍토는 청도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버젓이 금품선거가 행해지고 있음이 현실이다. 조합장,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관행적으로 금품이 살포되고 있다.
그리고 당선 되면 각종 이권에 개입해 권력으로 다시 돈을 거둬들인다. 이제 공직을 돈으로 사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관광버스을 타고 자수 하러가는 초유의 사태는 실로 참담 하지만 이번 비극을 통해 우리사회가 밝아질 것을 기대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