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의 9각정을 보며...
성탄 전야의 9각정을 보며...
  • 조 돈 희
  • 승인 2012.12.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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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네개의 뿔로 상징되는 미.일.러.중 4강의 국가지도자들이 모두 정해진 이후 첫번째로 맞는 성탄절이다.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조선호텔에서 조촐한 성탄절 겸 송년모임이 있어 나갔다가 한쪽 모서리에 서 있는 9각정을 만났다.

100여년전 고종황제께서 천자국임을 천명하며 독립국의 상징으로 세운 9각정자이다.

오랜 세월 중국의 그늘에서 8각정까지만 허락되 오다 조선이 아닌 한(韓)나라고 하는 자주국을 세운 상징의 산물이 바로 9각정이다.

격동기를 거쳐 오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버리고 현대화된 호텔건물의 그늘에 가려져 누구도 기억해 주는 이 없는 이 왜소한 건축물이 기독교문화의 상징인 성탄절에 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갖기위해 여기에 서있는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어 자각의 문을 노크한다.

종교란 가르침도 마음 속에 진리의 씨앗을 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유교는 종교라기 보다 “참 나를 이루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한 생활철학이다.

공자는 세살 먹은 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설파하면서'사람은 배움을 통해 하루하루 향상해나가는 것이어서 사는 것이 배우는 것이고 배우는 것이 사는 것이다’는 생활속의 학(學) 을 강조하셨다.

노자는 오늘의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흐르는 물처럼 살라”며 물의 진리를 배우라고 하였다.

작가미상의 논어에서 선배 편집인은 그 첫머리에 배움(學)을 마음의 기쁨(悅)으로 친구가 찾아오는 것을 몸의 즐거움(樂)으로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는 것(溫)을 천하를 얻는 비결이라고 수신(修身:참 나를 이룸)의 3대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도 그러하다며 논어의 결론을 말씀言으로 맺는다.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만큼 주문(=말:言)들이 많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신문마다 취임까지 남은 60여일이 중요하다며 쏟아내는 제안들에 이의는 없다.

당선을 위해 내세운 공약들을 취사선택하여 올바른 정책을 수립하고 도탄에 빠진 민생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담론도 재정립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기대에 부응한다고 해서 고객인 백성들이 만족해 하진 않는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그 이상의 결과에 관중은 환호하고 감동을 넘어 감격할 것이기에 내치를 넘어 세계속의 한국, 진정한 21세기의 9각정을 세워 나갈것을 제안 드리고자 한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뿔 넷 달린 짐승은 스스로 능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세상을 지배할수 있을 것이다.

미.일.중.러라는 4개의 뿔을 이용하여 세계속의 한국이라는 9각정을 세울수 있는 길은 군사력이나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인 힘의 논리로서는 안 된다.

문화와 소프트 파워.스마트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새마을 운동과 세계7대 무역국으로 압축 성장한 우리의 경험들 말이다.

우리만 잘 살아서는 안되고 그들도 잘 살도록 도와야 한다.

볼 것이 있고 배울 것이 있으며 얻어갈 것이 있어 즐거운 나라, 온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 나라(弘益人間 國)를 꿈꾸어 온 우리에게 세계를 가르치고 다스려야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공자는 학생이라는 벼슬이 최고라 하지 않았던가? 이 위대한 한국에서 스스로 민초라 여기고 숨죽여 살아온 수많은 학생부군들에게 평생을 성실히 살아오며 터득한 학습내용들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눈을 돌릴 것을 권해 보면 어떨까? 먼저 모름지기 뜻을 세워라(先須立志) 세운 뜻이 굳건하면 천하가 돕는다고 말이다.

인생 100세시대에 6070은 아직 장년이기이에 드리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