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들이 되살리는 ‘태안의 기적’
자원봉사들이 되살리는 ‘태안의 기적’
  • 신아일보
  • 승인 2007.12.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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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름으로 뒤범벅이던 태안 앞 바다와 해안이 빠른 속도로 제 모습을 되찾고 있다.
막막해서 한숨만 나오던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 이제 좀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그동안 자원 봉사자와 군인, 공무원, 직장인 등 연인원 24만 명이 구슬땀을 흘렸다.
고사리 손과 장애인들도 작으나마 힘을 보탰다. 조약돌 하나, 바위 하나까지 일일이 닦는 그들의 정성이 감동적이다.
어려울 때 일수록 함께 하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외환위기 때 들불처럼 일었던 금 모으기 운동에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결혼반지까지 나라 살리자고 내놓았던 우리 국민이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모래가 조금씩 제빛을 찾아간다고 하는데 이들의 손길이 없었던 들 가능 했을까. 역시 사람의 의지와 손길은 무섭다는 것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절망에 빠져 있던 지역주민들이 용기를 되찾고 있는 점이다. 따뜻한 이웃이 있는 한 그들이 졸지에 잃은 삶의 터전을 반드시 되찾게 될 것이다.
완전히 복구 될 때까지 국민적 성원이 그들과 함께 해야 할 것이다.
19997년 러시아 유조선 나훗카호 침몰로 유출된 중유가 일본 후쿠이현 미쿠니 지역 해안을 덮쳤을 때 그 해안을 되살린 건 자원봉사자들의 땀이다.
서너 달 동안 연인원 30만 명이 자원 봉사에 나서 기름을 대부분 제거했다.
몇 해가 걸릴지 모른다는 일을 그들은 기적처럼 해냈다. 우리도 태안에서 그런 기적을 보게 되리라 믿는다.
복구가 예상 보다 빠르긴 하나 아직도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타르덩어리가 사고 현장에서 120km 떨어진 군산 앞바다에 둥둥 떠다니고 천수만 쪽으로 기름띠가 흘러들 위험도 높다고 한다.
해상 방제시 가라앉은 오일볼의 오염도 걱정스럽다. 특히 갯벌 생태계의 복원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태안 70%가 사고이전 수준으로 복구됐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이 위험하다고 한다.
아직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다고 한다. 자원 봉사자가 더 필요하다.
당국은 마지막 기름제거까지 치밀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물론이고 피해 지역이 예전처럼 유명관광지로 제 역할을 되찾도록 국민의 애정이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