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개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은 개혁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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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1.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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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비리가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나고 있다.

거액의 뇌물을 챙긴 고위 검사가 구속되더니 이번에는 여성절도 피의자를 수사하던 검사가 검찰청사 안에서 불기소를 미끼로 유사성행위를 한데 이어 며칠 뒤 모텔로 불러 성관계를 가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뇌물을 받은 고위 검사가 구속된 지 사흘 만에 일어난 사건이다.

위계질서가 군대에 버금간다는 검찰에서 비리는 위아래가 없는 모양이다.

검찰 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년 전 발생한 ‘스폰서 검사’사건과 ‘그랜저 검사’사건에 이어 1년 전에는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를 받은 ‘벤츠 여검사’사건이 발생하더니 이번에는 ‘뇌물 검사’에 이은 ‘성 검사’까지 등장한 것이다.

법질서를 지키고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 최고 수사기관 검찰의 행태가 이 정도라면 검찰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성 검사’가 근무했던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것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인상을 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조직의 기강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건에 대한 자세가 아닌 것이다.

특수부 부장을 지낸 고위 검사가 1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의 뇌물을 받았는데도 검찰총장이 언론사에 이 메일로 사과문을 전송한 것도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대목이다.

검찰은 ‘비리 백화점’처럼 비리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를 약속했으나 이제는 사과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준이 아니다.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아 온 내부 감찰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조직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이제는 환골탈태의 비장한 각오로 개혁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더 이상 국민의 신뢰를 일지 말아야 하는 것이 검찰이 해야 할 일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중앙수사부 폐지, 상설특검제 도입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 내부에서 정치권이 요구하는 개혁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현상은 그나마 다행이다.

구성원의 자질이 의심받고 있는 지금의 검찰이 해야 할 일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어야 한다.

수사독점권 등 현행제도에 안주하는 자세를 버려야 문제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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