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생산적 대안은 없나?
‘경제민주화’, 생산적 대안은 없나?
  • 김 인 호
  • 승인 2012.10.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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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 민주화는 그 용어의 적정 여부부터 논의의 범위와 내용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견해가 있고, 이를 사용하는 개인과 조직의 유·불리에 따라 작위적으로 해석되고 사용되어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는 이미 우리사회에서 상당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제 한국경제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도록 목표와 내용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한국경제는 세계적으로 7개국에 불과한 20-50클럽 (1인당소득 2만 달러이상 인구 5000만 명이상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들)에 진입하는 등 그간의 괄목할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은 한국경제의 누적된 구조적 문제점이 외형적으로 드러난데 불과하다.

이런 인식의 바탕 없이 구체적 현안에 대한 개별적 프로젝트성 대응으로는 문제해결의 근본에 접근할 수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개별적 대책은 경제의 구조적 왜곡을 초래하고 그 역효과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경제적 취약계층에 귀착 될 수가 있다.

경제민주화 논의도 예외가 아니다.

당면한 한국경제문제는 경제성장 둔화와 경기변동성 증대, 고용과 분배의 악화, 경제전반의 생산성 정체, 부문 간 불균형(소위 양극화)현상의 심화, 경제주체의 재무상황 악화로 요약된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보다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한국경제의 문제가 있다.

거대한 저 생산부문의 존재, 성장주도부문의 생산성향상 정체, 산업의 연관관계와 고용창출력의 약화, 저 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악화, 시장원리기반 경제문제해결과 정부역할에 대한 사회적 합의 기반의 취약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경제부문 간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의 정치적 표현이다.

이러한 경제민주화 논의를 비롯한 복지문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의 주요 현안은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통합적이고 시스템적 대응이 있어야 근본적인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

그간 역대 정부는 소위 보수, 진보 정부를 막론하고 누적된 한국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구조적 인식이 미흡했고, 당연히 체계적 대응에도 실패했다.

이러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 역시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경제민주화 논의의 배경에는 이런 ‘인식의 오류’가 존재하고 있다.

경제부문 간 불균형의 심화에 대한 국민적 문제의식이 정치권의 득표 전략과 연계되어있다.

그 결과 경제민주화 논의의 초점이 손쉽고 타겟이 분명한 ‘재벌에 대한 규제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체계화되지 않은 생각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면 ‘경제적 의사결정의 공공성 증대와 균형성장, 균형분배에 대한 강한 요구’라고 생각된다.

이는 재벌에 대한 규제 강화나 복지문제, 일자리 창출 차원을 넘어서는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이라고 본다.

재벌문제의 해결을 선거일정에 맞춰 급하게 추진한다면 재벌의 본질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경제의 왜곡을 초래하고 그 결과는 오히려 경제적 취약계층 즉,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에 귀착될 것으로 우려된다.

재벌문제의 배후에 있는 정부의 실패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

경제운영방식이 바뀌어야 재벌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계기가 이뤄질 것이다.

정부 각 부처에 의해 이뤄지는 반 경쟁적 정책과 제도, 관행에 대한 정부 스스로의 시정노력이 기업규제에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을 보완해 철저히 시행하고 재벌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규제를 위해서는 그 실체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총수 등 이해 관계자의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집단법(가칭)’의 제정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논의 중인 재벌 지배구조의 변경 등 쟁점이 많은 내용은 새 정부 출범 즉시 종합적인 기업정책 수립을 착수하여 그 결과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대선 과정에서는 정치권이 합의하여 재벌개혁 논의를 중단 할 것을 제안한다.

이 글은 선진사회 만들기 길라잡이'선사연'의 홈페이지(www.sunsayeon.or.kr)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