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과 막말이 난무한 대선판
반칙과 막말이 난무한 대선판
  • 신아일보
  • 승인 2007.11.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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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40여 일 앞둔 대선판이 험악하기 그지없다. 대선 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테러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공당의 사무총장이 ‘전국적 수준의 민란(民亂)’ 운운하며 막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정강과 정책으로 경쟁하고 서로 앞다퉈 비전을 제시하는 ‘선전형 선거’는 물 건너가는 듯 하다. 이회창 후보는 대구 서문시장 방문도중 이후보가 경선을 거치지 않고 출마한데 불만을 품은 어느 30대 남성으로부터 ‘공기총으로 쏴죽이겠다’는 전화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한나라당 행사에서도 협박한 분위기는 연출 됐다. 엊그제 당사에서 열린 이회창 출마 규탄 결의대회에서도 ‘뒈지게 두드려 맞아야 하며 뒈지게 맞기 전에 밤거리를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쏘아 붙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김경준씨 귀국과 관련해 ‘BBK사건에 불순한 문제가 생기면 수십만 군중이 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 도 했다. BBK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아무런 관련 이 없다면 당당하게 검찰조사에 협조하고 수사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민란’ 운운하면 국헌 문란 행위도 불사하게 다는 것은 지지율이 1위 후보를 앞세운 공당의 사무총장으로 실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합 민주신당이나 민주당 지적대로 검찰을 협박하고 국민을 깔보는 오만함으로 비쳐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해명과 달리 이후보가 BBK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괜한 의구심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품격 잃은 말은 유권자를 우울하게 만들 뿐이다.
김씨 귀국 이후의 검찰 수사진행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며 의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아쉽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을 준 것은 박근혜 후보의 경선결과 승복이었다. 담담한 표정과 차분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설은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박 후보의 승복은 정당인으로서 당연한 의무다. 당연한 의무가 크나큰 미덕으로 비친 이유는 정치현장이 상습적 반칙과 변칙으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과 대선 후보 진영을 지금부터라도 이성을 되찾아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하면서 자기 자신부터 추스르는 절제심을 가져야 한다. 경쟁후보에 대해 협박성 발언을 퍼붓고 내란을 선동하는 듯한 언행은 정치이전에 민주공화국 시민으로서 기본을 저버리는 짓이다.
또 ‘이회창이 지금하는 짓은 뒈지게 두드려 맞아야 하며 뒈지게 맞기 전에 밤거리를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쏘아 붙인 것도 너무 심했다. 우리 유권자의 수준을 우습게보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