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 맞는 진보의 가치 재정립해야
국민 눈높이 맞는 진보의 가치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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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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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이 결국 반으로 쪼개졌다.

지난해 12월 5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진보당을 공식 출범시킨지 9개월여 만에 제갈 길을 가게 됐다.

탈당한 신당권파는 16일 전체 회의를 열고 신당 창당 논의를 시작했다.

구 당권파는 선거 보조금을 노리고 이정희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내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여 대선을 석 달 앞두고 또다시 새로운 진보 정당 2개가 생겨나게 됐다.

한국 진보 정당의 서글픈 현주소다.

통합진보당이 지난 4·11 총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가장 많은 13석을 얻은 것은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선 진보정당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국민 기대의 표출이다.

제3당의 지위에 올랐으나 두 동강이 난 결정적 요인은 구당권파의 아집 때문이다.

이른바 NL(민족해방)계의 종북 논란과 함께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고, 폭력을 불사한 패권싸움이 벌어지는가하면 구당권파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을 부결시켰다.

당 혁신에 정면으로 맞서자 통합진보당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이 지지를 철회했고, 탈당 러시가 이어졌다.

심상정·노회찬·강동원 의원과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탈당한데 이어 당 소속 기초단체장 2명과 광역단체 비례대표 16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구당권파만 남게 된 통합진보당은 사실상 ‘식물 정당’으로 전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보정당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진보를 표방하는 세력이 참다운 진보의 길을 걷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해 추구해야 할 진보의 가치는 너무 많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자 정당’이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른바 종북노선 등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소득의 양극화로 팍팍하게 살고 있는 저소득층의 삶의 질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지금은 무너진 진보의 가치를 바로 세울 때다.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이합집산으로 무늬만 진보인 정당은 국민이 외면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잘 지적했듯이 힘으로 국민을 이기려 하는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진보를 찾는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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