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해상사고’ 안전 불감증이 사고의 원인?
‘음주 해상사고’ 안전 불감증이 사고의 원인?
  • 신아일보
  • 승인 2007.10.23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대식 부산해경 해상안전과장

“해양 레저객이 당하는 사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음주 방파제 안전사고, 또는 갯바위 안전사고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10월, 낚시객과 레저객들의 발길이 바다로 바다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도 여기저기 숨어 있기 마련이다.
며칠전 우리 해양경찰서에 한 중학생이 찾아와 울먹이는 목소리를 내며 말을 하였다. “아저씨, 우리 아빠가 이틀째 연락이 안돼요, 그런데 아까 남항대교 근처에서 변사체가 발견되었다는데 그게 우리 아빠 같애요.” 학생의 다급한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상황실에 확인을 해보니 학생 아버지인 것이 확인되었다.
그 학생의 눈을 보며 “너희 아버지가 맞는 것 같구나” 이 말을 꺼내기가 어찌나 조심스러웠는지 모른다. 학생은 통곡을 하고 잠시 후 부인과 가족들이 몰려와 오열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와야 했다
음주운전 사고의 위험률은 상식적으로 매우 잘 알고 있으나 해상에서의 음주행위에는 별다른 위험성이나 위기의식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해상에서의 음주행위는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매년 관계기관에서는 새로운 안전 홍보 대책이 나오고 장비와 인력이 쏟아져 나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 자신의 안전의식”이다.
특히, 해양 레저객이 당하는 사고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이 음주 방파제 안전사고, 갯바위 진입시 일어나는 안전사고다. 방파제는 한번 빠지면 혼자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구조인데 많은 레저객들이 음주후 바다의 낭만을 즐길려는 마음에 앞서 안전을 뒤로 한 채 방파제를 거닐다 변을 당하기 일쑤이다.
또 이름난 낚시터에서 치열한 자리다툼으로 완전히 배가 갯바위에 붙기도 전에 서둘러 내리려다 갯바위에 떨어지거나 뱃머리에 부딪쳐 다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선장이나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내리는 양보의 미덕이 필요하다.
매년 해양에서 음주로 인한 안전사고로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다. 낚시나 각종 레저활동을 하며 몸과 마음을 휴식하는 것을 현대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자칫 그 휴식이 오히려 재난이 되어 돌아온다면 그것은 휴식을 취하지 아니한 것만 못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꺼지지 않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앞으로도 얼마나 큰 사고가 발생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나에게도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안전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잘 실천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함으로서 선진 레저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