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묻지마 범죄’ 시민은 불안하다
지하철 ‘묻지마 범죄’ 시민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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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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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역에서 39세 유모씨가 전동차 안과 승강장을 드나들며 공업용 커터 칼을 마구 휘둘러 8명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전동차는 출발 대기 상태였다.

유씨는 전동차 맨 앞 칸에서 타 다음 칸으로 이동하면서 바닥에 몇 차례 침을 뱉자 승객들이 “어른이 공공시설에 침을 뱉으면 되겠느냐”고 지적한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난동은 10여 분간 제지되지 않아 전동차와 승강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안전하고 쾌적해야 할 대중교통 시설에 아찔한 공포가 엄습했다.

불특정 승객을 대상으로 한 지하철 폭행이 ‘묻지마 범죄’로 치달은 것이다.

이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뚜렷한 일자리가 없고 가족과 친구와도 담을 쌓고 사는 사회의 낙오자인 경우가 많다.

유씨는 중학교 2학년 중퇴 후 일정한 주거 없이 공사장 날품팔이를 하며 외톨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폐쇄적으로 살아온 전형적 ‘사회적 외톨이’였다.

경찰은 유씨가 평소 사회나 타인에 대한 피해 의식을 억누르고 있다가 사소한 시비에 폭발해 ‘묻지 마 난동’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강력 범죄 가운데 현실 불만이나 우발적인 이유로 일어난 ‘묻지마 범죄’는 한 해 9000여건으로 3년 전 보다 56% 늘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취업난·경제난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을수록 범죄는 증가하기 마련이다.

특히 ‘묻지마 범죄’는 재범률이 높은 만큼 반사회적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하철 범죄는 성추행과 절도, 폭력 등 한계를 넘어 시민은 불안하다.

경찰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에서 발생한 지하철 범죄는 2006년 1847건에서 지난해 2343건으로 27% 급증했다.

2000만 수도권 시민이 이용하는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이 범죄의 무대가 된다면 누가 안심하고 출퇴근길에 오를 수 있겠는가.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 지하철수사대 인원은 1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치안 시스템이 허술하다.

폐쇄회로TV 설치를 늘리고 정복 경찰의 순찰을 강화하여 예방효과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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