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다문화 가정’은 우리 몫이다
‘행복한 다문화 가정’은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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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6.0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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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결혼이민여성인 이자스민씨가 19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 내에서의 지위가 새삼 달라지고 있다.

그러나 선거 전쟁 과정에서 그녀가 내세운 다문화가정을 위한 공약은 유난히 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일부에서는 외국인 혐오증 정도의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백인에겐 너그럽지만 동남아인에겐 하등적인 편견을 가진 미성숙한 시민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종차별(제노포비아)적인 발언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다.

어찌됐든 이제 그녀는 국내 다문화가정의 목소리를 대변 할 등불이자 희망이다.

한편으로 다행인 것은 그녀의 등장을 계기로 차제에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보살핌이 시스템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시각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2011년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다문화 가정의 수가 최근 급격히 늘면서 21만1500 가구를 돌파했다.

숫자가 늘면서 문제도 늘었다.

이들은 중국계 한국인, 중국인, 베트남인, 필리핀인, 일본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89%는 결혼이민여성이다.

계속 늘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자. 인구비중은 높아지는데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나 직업선택의 지원 등등이 미흡한 상태에서 기성집단과의 이질감으로 겪는 그들의 고통은 무시됐다.

최근에야 지자체나 민간문화센터 등이 나서서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열어주려 한단다.

제도적인 지원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나 이 보다 더 급한 것은 이들을 보는 우리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방인인가. 언제까지 헐뜯고 무시해야 직성이 풀릴까.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마음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언제까지고 그들은 고독할 수 밖에 없다.

학교에 진학한 그들의 자녀는 피부와 외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왕따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부모교육이 부재한 학교현장에서 겪는 그들의 갈등은 비극이다.

편견을 가지지 않는 아이들을 만드는 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이들이 정작 바라는 건 물질적인 혜택 보다 차별 없는 대한민국이다.

헌법의 기본권을 보장 받는 엄연한 국민으로서의 당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이들의 권리다.

그게 이들의 진정한 행복이다.

“마음이, 마음이 중요해요, 나한텐…” 최근 대성공을 거둔 영화 ‘완득이’에 출연한 이자스민씨가 울먹이며 말한 대사다.

남편에게 매맞아 죽는 이민여성이 더 이상 생겨선 안된다.

범죄의 늪에 빠지는 이민자도 더더욱 막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할 나름이다.

제노포비아는 나치 잔당들에게서나 찾아 볼 구시대의 악령이다.

어서 빨리 털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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