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와 배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길
양보와 배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되길
  • 정 일 영
  • 승인 2012.04.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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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지하철 내 흡연 여성 논란’을 보며 우리 사회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공공장소인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모자라, 이를 제지하는 다른 승객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던 모습에서 상대방에 대한 양보와 배려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이렇게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나 아파트 층간 소음문제로 인한 이웃 간 다툼 등의 근본 원인은 모두 상대방에 대한 양보와 배려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우리 교통문화 역시 양보와 배려에 인색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행 신호로 바뀐 후 조금만 지체하더라도 어김없이 뒤에서 들려오는 경적소리에 놀라본 경험은 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방향지시등을 켜는 순간부터 차선을 변경하려는 자와 자신의 차선에서 먼저 앞으로 진행하려는 자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사소한 실수에도 말다툼은 물론, 가던 길을 멈추고 차에서 내려 몸싸움을 벌이는 운전자들까지 볼 수 있다.

우리 공단에서는 양보와 배려를 통해 따뜻한 사랑이 넘쳐나는 도로를 만들고자 ‘교통약자 배려 문화운동’을 범시민 생활실천 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통약자란 운전자 중에서도 어르신, 임산부, 장애인, 초보운전자를 비롯해 유아를 동반한 운전자를 말하는데, 도움을 받고 싶은 교통약자들은 전국 57개 자동차검사소에 비치된 교통약자 스티커를 차량 뒤쪽 유리에 부착하면 된다.

차량 뒤쪽 유리창에 부착해 자신이 교통약자임을 밝히고 상대 운전자들의 배려를 부탁하는 것이다.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운전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첫째, 차선변경에 어려움을 겪는 차량이나 저속운행으로 뒤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차량에 대한 양보가 필요하다.

둘째, 장애인 탑승차량이나 영.유아 탑승차량 등 승.하차 시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차량에 대해서 여유롭게 기다려주고, 특히 스쿨버스 및 어린이 탑승 차량 주변에서 과속 및 앞지르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도로에서 보행자를 우선시하며, 고령자나 임산부 등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약자에게는 신호가 바뀌더라도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주면 된다.

이러한 교통약자 배려 문화운동은 교통사고 감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모든 운전자가 배려 문화운동을 몸소 실천 시 연간 최대 128명의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가 기대된다.

또한,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국민의 교통안전의식 및 교통문화수준을 조사하는 국가 교통문화지수도 1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는 2010년 기준 GDP의 약 1.1%인 13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교통안전 수준은 OECD 32개국 중 30위에 머물고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를 자랑하고 있지만 교통안전 수준은 꼴찌나 다름없다.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정책이나 교통 환경, 그리고 기술개발 등 여러 요인들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교통안전의식의 변화 없이는 어떠한 정책이나 기술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도로 위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한 우선 과제인 것이다.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것은 내가 배려 받아야 하는 소중한 인격임을 보여주는 일이다.

또한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이 존중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나로부터 시작된 배려는 상대방의 또 다른 배려를 유발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문화로 확산될 수 있다.

상대방을 존중해 결국 내가 존중받는 양보와 배려의 문화가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