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가, 경영회생지원사업을 만나다
위기의 농가, 경영회생지원사업을 만나다
  • 김 기 열
  • 승인 2012.04.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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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하점면의 S씨는 30대 이던 젊은 시절부터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인삼 재배와 벼농사를 해 오던 전문 농업인. 주위로 부터도 ‘매사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항상 노력하는 농업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좀 더 나은 농사꾼이 되기 위해 강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업대학도 수료하고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산물을 찾을 것 이라는 예측에 따라 친환경농업전문가 과정도 수료했다.

농가 경영규모를 키우기 위해 농지도 임차하고 농기계도 구입했다.

그런데 순탄하던 S씨의 농가경제에 큰 위기가 닥친 것은 지난 2004년경부터 경기침체로 인한 인삼의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 인삼생산 지원보조금의 50% 이상 축소 지급 등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 큰 타격을 받았고 풍수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 등으로 인해 의욕적으로 장만했던 농기계 등의 이자 부담은 S씨의 농가에 깊은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했다.

지역 농협에서 빌린 대출금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대출을 받아 돌려막기를 하는 악순환이 시작되었고, 저리의 정책자금 상환도 여의치 않게 되었다.

부채는 불과 몇 년 만에 8억원 가까이 불어났지만 타고난 근면성과 열정으로 농사일에 전념하는 것만으로는 S씨 농가에 닥친 경제적 위기를 해결해 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년간 부채의 늪에 빠져 고민하던 S씨는 쌀전업농으로 선정되면서 안면을 익힌 농어촌공사 강화지사 직원으로부터 농지은행을 통한 경영회생지원 사업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2011년 3월, S씨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농지 1.4ha를 665백만원에 매도하여 금융기관 채무를 대부분 상환했다.

한편 농지은행에서는 S씨로부터 사들인 농지를 7년 동안 다시 S씨에게 임대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영 정상화가 되면 농지은행으로부터 되살 수 있는 환매권도 부여했다.

농지은행의 지원을 받은 지 1년, 요즘 S씨의 표정은 무척 밝다.

자식과 같은 땅을 팔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감당하기 힘든 부채를 청산하고 부채의 덫에서 빠져나온 기쁨과 인삼 값이 오르면서 이제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내비친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농가경영회생지원사업은 부채로 인해 경영위기에 처한 농가로부터 농지 및 온실.축사 등 농업용 시설을 사들여 그 매각대금으로 부채를 정리하고 공사가 매입한 농지는 해당 농가에 매입가격의 1% 이내의 저렴한 임차료로 다시 임대해(최장 10년) 영농을 계속하도록 도와주며, 임대기간 내에 농가에서 농지를 다시 사들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른 농어가부채 대책과 달리 농가 스스로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2007년도에는 농림부에서 주관한 주요 정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총 280개 시행 사업 중 만족도 1위를 하는 등 농업인, 농민단체는 물론 전문가들로부터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농업인들도 천재지변이라던가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흔히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들 말한다.

다시금 재기하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농지은행의 문을 두드리기를 권한다.

농업인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