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치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내가 정치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 이 택 용
  • 승인 2012.04.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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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는 최근 “내가 정치를 안 하겠다고, 선언하면 그간 긴장했던 양당 정치인들이 긴장을 풀고 옛날로 돌아갈 것”이라며 “정치권을 끊임없이 자극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나는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도구로 쓰일 수 있다”라는 등 여야 정치권에 대한 쓴 소리와 경각심을 주었다.

특히 정치인 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은 가슴이 서늘할 것이다.

국민을 보고 부르짖는 안 교수는 다수 국민에게는 희망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계곡(谿谷) 장유(張維, 1587∼1638) 선생의 계곡집에는 ‘바다 갈매기가 내려와 앉지 않았다’고 하는 설(海鷗不下說)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즉, ‘기러기가 하늘 멀리 날아가면 사냥꾼도 단념을 하고 만다’는 뜻이다.

‘바다에서 갈매기와 친구처럼 지내는 부자가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그 아버지가 “네가 갈매기와 친하다니 한 마리만 잡아다오”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바닷가로 나간 아들, 그러나 갈매기는 이미 그의 은밀한 마음을 눈치 채고는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열자(列子)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는 아무리 은미(隱微)한 것도 다 드러나는 법이니 졸렬한 꾀로 속이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계곡선생은 이 고사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았다.

갈매기는 일개 미물(微物)임에도 불구하고 기미를 알아채고는 안색만 보고도 날아가 버림으로써 멀리 해를 피해 몸을 보전하는 지혜가 이처럼 밝기만 하다.

이에 반해 사람은 그야말로 만물의 영장이라 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종종 눈앞의 이익에 현혹돼 스스로를 망치고 만다.

갈매기만도 못한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의 지혜가 갈매기만도 못한 이유는 바로 욕심 때문이다.

계곡선생은 다시 이번에는 기러기와 물고기가 욕심 때문에 몸을 망치는 것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한다.

기러기가 하늘 멀리 날아가면 사냥꾼도 단념을 하고 마는데, 벼이삭을 쪼아 먹을 욕심에 주살에 맞는 것도 스스로 알지 못하고, 물고기는 깊은 물속에서 유영(游泳)하며 느긋하게 즐기노라면 누구도 기회를 엿볼 수가 없는데 맛있는 미끼에 끌린 나머지 낚시 바늘을 삼키면서도 후회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

욕심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망치는 정치인들에게,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기 자신에게 계곡선생은 이런 경고와 다짐을 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정치인은 국민의 신뢰를 먹고산다.

특히 국민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가져야한다.

국민위에 군림하는 정치, 국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는 버려야한다.

인권을 가장 중요시하는 철학을 가져야 하며,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진솔한 마음을 가지는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이 어리석은 줄 알고 얄팍한 술수로 속이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표현은 다 못해도 마음으로는 짐작하고 있다.

그래서 안 교수의 철학에 열광하는 것이다.

정치란 비전으로서 국민을 감동시키고, 희망을 가지고 삶을 영위하라는 것이다.

선거의 시기이고 선량과 정부를 선택하는 중요한 해이다.

국민을 속일생각은 절대로 하지 아니하는, 그리고 인권을 보장하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한 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라고 기대한다.

안 교수는 “사회적 책무가 주워 지느냐의 문제는 여야 모두 쇄신노력을 하면 나까지 정치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결국 이 문제는 내가 선택하는 문제가 아닌 주어지는 상황”이라며 “만약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을 것이라며 공동체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한 바른 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사회문제라는 것은 어느 한쪽 주장만 가지고 해결할 수 없다”며 “항상 소수도 설득하고, 타협점을 찾아 나가야 사회발전이 이뤄지는데 보수와 진보는 너무 심하게 싸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사회문제를 풀라고 국민들이 주는 것”이라며 “권한을 주는데 권한이 마치 자기들 것처럼 싸우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미래가치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개인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구조, 빈부격차,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등의 문제점을 들며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필요 없고, 미래가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능력없이 누군가 정권을 잡으면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며 “국민들은 누가 정권을 잡는지 보다 누가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인가에 관심이 더 있다”고 강조했다.

정말 진솔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아름다운 철학을 가진 분이다.

이 시대에 존경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