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없는 봄을 만들자
산불 없는 봄을 만들자
  • 박 창 진
  • 승인 2012.02.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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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가지 몽실몽실 아지랑이 아롱아롱 피어나는 봄이 오고 있다.

어느 해보다 추웠던 겨울을 생각하면 봄을 빨리 오라고 재촉하고 싶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는 산불이라는 재해 앞에 잠시 망설여지기도 한다.

지난 3년간 산불발생 통계를 보면 2009년 570건이던 것이 2010년 282건으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에도 277건으로 다소 줄었다.

2010년에 전년도 보다 무려 50.5%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입산자 실화, 논.밭두렁 소각, 쓰레기 소각 등 산불발생 3대 원인으로 발생한 화재가 45.3%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방방재청을 비롯한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건조기에 산불취약지역 예찰·홍보·살수활동을 실시하고, 산림청, 시·군·구청 등 산림 당국에서 어떻게든 산불을 막아보고자 마을 어귀, 등산로 주변 등 입산자가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산불 감시요원을 배치하고, 농촌에서는 바람이 세고 건조한 날을 피해 비교적 습도가 높고 바람이 없는 날을 택해 논·밭두렁을 소각하고,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산불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경각심을 북돋는 등 모든 국민이 노력한 결과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우리는 통계 숫자에 만족하며 방심해서는 안 되겠다.

산불은 조그마한 실수에 의한 인재로 시작되어 각종 기상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대형 재난으로 발전한 사례는 옛날도 아닌 우리 세대가 겪은 최근의 일이다.

1996년 3월 23일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에서 발화한 고성산불은 4월 26일까지 3,834㏊를 태우고 61가구 187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여 추정피해액이 무려 227억여 원으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산불”이라고 일컬었다.

또한,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은 강원도 고성군으로부터 경상북도 울진군에 이르는 백두대간과 6개 시군, 23,794ha의 울창한 산림을 검은 숯덩이로 만들고 말았다.

이로 말미암은 피해액도 606억 3천여만 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의 산불”로 기록되었으며, 2005년 4월 5일 양양 산불은 산림 250㏊, 건물 266동 전소, 151세대 393명의 이재민이 발생함은 물론, 귀중한 문화재인 낙산사의 원통보전·일주문·홍예문 등 주요 전각과 동종이 소실되는 아픔도 겪었다.

우수(雨水)가 지났다.

곧 음지의 잔설이 녹으면 산불과의 전쟁은 시작될 것이다.

4계절 중 봄(3~5월)에 발생하는 산불이 60%에 달한다.

건조하고 강풍 또한 매섭게 몰아칠 봄! 조그만 불씨라도 무섭게 알고 조심하자. 2000년에 잃은 우리의 백두대간 자연환경은 ‘강산도 변한다’는 10여 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투병 중이다.

마음껏 걷고 오를 때 흔쾌히 품어주는 우리의 귀중한 산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바로 불조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