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입지 세종시 탈락 상식 밖이다
과학벨트 입지 세종시 탈락 상식 밖이다
  • 김 기 룡
  • 승인 2011.05.02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평가 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지난해 정부 용역 결과 최적의 입지로 평가됐던 세종시를 탈락시켰다.

정부 관계자는 세종시가 빠졌지만, 인근에 있는 대전이 포함된 만큼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신뢰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여권 실세에 의한 포항 밀어주기 음모가 마각을 드러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상식 밖 결정에 충청권은 발칵 뒤집혔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언론도 MB정부와 충청권의 결별이 예상보다 빨리, 그것도 아주 볼썽사나운 모양새로 다가온 것이라며 강한 불신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입지평가위원회의 투명한 평가점수 공개와 함께 해체를 요구했다.

불복종 하겠다는 거다.

과학벨트는 MB가 후보시절 과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내건 선거 공약이다.

정부도 작년에 교과부 입지 평가에서 세종시가 전국에서 과학벨트의 입지로서는 가장 적합하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 평가에서 탈락한 것은 이해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때와 이번 평가기준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필요하다.

세종시 탈락이 상식 밖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평가기관 마다 다른 결과를 국민은 신뢰하지 않는다.

중대한 국가 정책을 지역주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세종시는 탈락했으나 천안과 대전 등 충청권 2곳씩이나 선정 됐다는 정부당국자의 말이 그렇게 보인다.

말로는 정치적 해석을 사양하나 믿는 사람이 없다.

부끄러운 일이다.

제인 맨스브리지는 그의 논문 ‘미국정부에 대한 불만의 사회문화적 요인’에서 “공직자들이 정치화하면서 대국민서비스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집권당의 정치적 이념적 요구에 맞춰 제도적인 규범들을 변경 시키는 사태가 빚어졌다”며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공직자의 정치권 눈치 보기를 꼬집은 거다.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이문제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는 29일(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 소재한 쿠라후스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정책을 아무리 펴더라도 실천이 안 되면 불신만 생기고 끝나기 때문에 역시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 논란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신뢰는 유리거울 같은 것. 한번 금이 가면 원래대로 하나가 될 수 없다.

스위스의 철 학자 아미엘의 말이다.

금이 간 유리는 아무리 깨진 조각을 잘 짜 맞추어도 원래대로 돌릴 수 없다.

신뢰도 마찬가지로 한번 잃게 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진정한 신뢰는 서로에게 아무런 의심도 없어야 한다.

의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서로가 아무리 그것을 지워버리려 해도 처음의 허물없던 관계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MB정부에 주는 교훈이 아닐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