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도롱뇽 알이 주는 교훈
천성산 도롱뇽 알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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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3.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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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경남 양산시 천성산 자연 습지에서 도롱뇽 알들이 예년과 같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KTX 천성산 터널이 완공 돼 하루 최대 57차례나 질주하고 있지만 천성산 습지 군데군데 도롱뇽 알이 눈에 띈다는 보도다.

터널 공사가 끝난지는 이미 3년이 지났고 고속 열차가 다닌 지도 5개월째 접어들었다.

현재로서는 늪의 수량이 줄거나 열차 왕래로 진동이 심해 도롱뇽이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몇 해 전 천성산 내월사에 거처하던 지율스님이나 환경단체가 터널공사에 반대해 도롱뇽 살리기를 내걸고 오래 단식을 했다.

2003년 단식 때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지시로 공사가 중단 됐다.

2004년 그는 환경단체와 함께 낸 이른바 ‘도롱뇽 소송’1심에서 지자 다시 단식에 들어갔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수석이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정해 겨우 단식을 풀었고 공사가 또 중단 됐다.

2005년에는 100일간 단식을 벌여 장관 의원들이 줄줄이 찾아가 만류했다.

그 후 다시 한번 공사가 중단 됐다.

공사가 중단 될 때 마다 환경영향 평가가 새로 실시됐고 그때마다 천성산 자연 습지는 터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영향은 받지 않은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잦은 공사 중단으로 논쟁이 빚은 사회적 갈등과 장기간에 걸친 국책사업의 표류를 돌이켜 보면 허무한 종말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비과학적이며 무조건 환경 보호 논리에 막혀 차질을 빚었던 국책사업이 하나 둘이 아니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그랬고 서울 외곽 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이 그랬다.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과 공사지연으로 국력만 낭비한 셈이다.

물론 개발사업은 자연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전에 피해를 꼼꼼히 살펴야한다.

개발이 불가피한 경우 환경파괴를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고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서 관리해야한다.

이것이 후대에 자연을 빌려 쓰는 처지로서 예의이자 의무다.

그렇다고 모든 개발이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식의 환경근본주의는 곤란하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결정된 국책사업의 표류는 결국 세금 낭비다.

따라서 정책 입안자도 대형사업을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사회적 동의를 구해야한다.

봄을 맞아 짝짓기에 분주한 천성산 도롱뇽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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