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의학의 첫 걸음 맞춤형 밥상
예방의학의 첫 걸음 맞춤형 밥상
  • 권 순 종
  • 승인 2010.08.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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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캐나다에서 15세 소녀가 땅콩버터 스낵을 먹은 남자 친구랑 키스를 한 후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소녀의 사망원인은 땅콩 알레르기 반응이였다.

땅콩 알레르기의 증상은 발진과 혈압의 급상승으로, 이것이 목과 기도에서 호흡을 막아 버린다.

미국에선 150만 명이 심한 알레르기 상태이며 이중 50~150명이 매년 죽는다고 한다.

이러한 개체 특이 현상은 일반식품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며 종종 의약품에서도 나타난다.

허가된 의약품이라 해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지 않는다.

영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고혈압환자의 처방약을 조절하는데 평균 4종의 다른 약을 적용하여 본다고 한다.

사람마다 알맞은 약품조건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30-40%는 처방약이 잘못되거나 복용량이 잘못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명중 4명에게 효과가 있으면 의약품이고 3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면 기능성 식품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20세기 말에 착수된 인간게놈 연구는 이러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인간게놈 연구를 통해 이제 각 개인의 유전체 정보 분석이 가능해 졌으며 알레르기 위험 요인 파악 뿐 아니라 암, 당뇨, 치매, 고혈압 등 50가지 유전질환에 대해 유전적 위험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유전정보 서비스는 향후 10년 내에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정보와 유전자변형(GM) 농산물을 같이 이용한다면 치료 뿐 아니라 예방에 더욱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유전자를 가진 소년은 키가 크는데 유용한 성분을 도입한 GM 쌀로 식사를 하면 된다.

또한 비만이 우려되는 유전자를 가진 소녀는 비만 방지 GM 쌀로 마음껏 식탐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당뇨나 고혈압이 발병 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가진 성인은 성인병 예방에 유리한 성분으로 구성된 GM 쌀을 이용하고, 치매가 발병하는 유전정보를 가진 장년층은 치매예방 성분이 발현되는 GM 쌀로 식단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밥을 중심으로 육류와 생선, 과일과 채소 등 모든 음식을 고루 섭취하는 우리 식탁에서 50가지 유전질환에 대한 예방의학적 쌀의 기능성을 갖출 수 있다면 인류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유전공학의 최종산물로 이미 개발 되고 있는 비타민A 강화 쌀은 비타민A 부족으로 실명의 고통을 받는 동남아시아의 어린이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유전체학의 진보와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의료에서 식생활까지 맞춤형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맞춤형 진료의 시대와 더불어 유전공학의 실용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더욱이 개인 예방의학 시대에는 기능성 성분을 고루 갖추고 개인의 유전자형에 맞는 맞춤형 밥상의 역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