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설 이후 집값 반등할 수 있을까?
[기고] 설 이후 집값 반등할 수 있을까?
  • 신아일보
  • 승인 2024.0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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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설과 추석 명절은 부동산 시장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 역할을 한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향성이 결정되고 명절이 끝나면 미뤄뒀던 집 팔기나 집 사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2023년 집값은 설 이후 반등에 성공했고 추석 이후 다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꺾였다.

올해는 설 이후 집값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주택 거래량을 보면 집값 반등의 신호가 약하게 감지는 되고 있다.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6일 기준 1732건이다. 계약일 기준 30일 이내 거래 신고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00건 중반은 가능할 것 같다. 지난해 12월 거래량이 1825건임을 고려하면 거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안전진단 없는 재건축 추진과 비(非)아파트 구입 시 주택 수 제외 등을 포함한 1·10 대책이 나왔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연장 및 신설 노선도 발표됐다. 김포와 평택 등 수혜 지역들은 기대가 커져 하락이 멈췄다.

그리고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면서 자녀를 출산한 분이 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연 1.6~3.3%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생아 특례대출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되면서 구매 능력이 다소 개선된 점도 거래량 증가에 한몫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전 요소는 거래량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집값이 본격적으로 회복할 수 있느냐, 이 두 가지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낙관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부양 카드는 이미 나왔다. 1·10 대책 이후 집값이 폭락하는 상황도 아닌데 추가 대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GTX를 뛰어넘을 교통 대책도 더는 없다. 신생아 특례대출 호응이 좋기는 하지만 신규 주택 구입 용도보다 기존 대출을 저리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 대출 비중이 압도적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신청한 9631건 중 1519건인 15% 정도만 주택 구입 용도다.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는 수요가 많아 주택 거래량 증가나 주택시장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믿고 있는 금리 인하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 미국에서 상반기 중 인하를 시작해 올해 안에 세 차례 정도는 인하해야 한국은행이 하반기 1번 정도 인하할 여력이 생긴다.

금리 인하가 한 차례 되면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지속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전셋값 상승과 입주 물량 부족 등 장기적인 상승 요인은 존재하나 현재 금리나 경제 상황, 집값 수준을 감안하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설 이후 반짝 거래량 증가는 가능할 수 있으나 본격 회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

2015~2021년 7년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했는데 2022~2023년 2년 살짝 조정 후 다시 상승장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2024년은 조정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과정이다. 큰 폭의 상승도, 큰 폭의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

어차피 지나가야 할 길이라면 지나친 초조함과 걱정은 잠시 내려두고 위험관리와 내 집 마련 전략을 다시 짜는 내실을 다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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