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터질 것이 터졌다…태영건설 PF 문제
[기고] 터질 것이 터졌다…태영건설 PF 문제
  • 신아일보
  • 승인 2024.01.02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2023년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던 부동산 시장은 마지막까지 태영건설 발(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문제로 뜨거웠다.

국내 시공 능력이 무려 16위나 되는 태영건설이 고금리 분양시장 침체로 증가한 PF 대출 파도를 넘지 못하고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부도 위기의 기업 중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기업에 대해 고강도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하는 동시에 채권 연장 및 이자 감면 등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 금융채권자 소집 통보를 한 후 1차 협의회 의결을 하게 되는데 오는 11일이 운명의 의결 날이다. 만약 의결되지 않으면 부도 처리되고 의결이 되면 실사 후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하고 의결해 이행약정 체결하고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된다.

매출이 2조3890억원이나 되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순이익이 763억원인데 PF 대출잔액이 3조2000억원에 연간 이자 비용만 1200억원이 넘기 때문이다. 특히 부채비율이 478%로 시공 순위 35위 내 건설사 중 가장 높다.

2021년까지 땅 짚고 헤엄칠 정도로 호황이던 분양시장에 힘입어 무리하게 추진했던 사업장들이 2022년 고금리, 분양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현재 태영건설이 사업 중인 공사 현장은 140곳이고 PF 사업장은 60개로 알려져 있으며 협력업체는 600개 정도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을 받은 사업장은 공사 이행을 하거나 계약자들이 원할 경우 환급 절차에 들어가고 나머지 사업장은 대주단 협약에 따라 공매나 경매에 넘어가거나 시공사 교체 또는 태영건설이 그대로 시공을 지속하게 되니까 수분양자들은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협력업체 역시 정부가 자금지원 및 채무 상환 유예 등을 통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일단 믿고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태영건설만의 문제는 아니고 다른 건설사들 역시 PF가 문제이고 일부 건설사들에 대해 살생부가 돌고 있으나 이미 알고 준비와 대응을 잘한다면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

현재 85조원 규모 PF 안정 기금이 운용 중이고 필요시 추가 자금 투입도 준비하는 등 영향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고 회사채, CP(기업어음) 매입 등 금융시장 안정화와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10여 년 전 미분양이 10만 호가 넘었고 대우건설,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했던 위기 상황에 비해 지금은 미분양이 5만8000호 수준이며 금리인하 시그널도 나왔고 아이러니하게 오히려 PF 위기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더 빨라질 수도 있기에 지나친 불안과 공포를 가지지는 말자.

정부는 PF 자금지원을 원활하게 해주면서 회생이 불가한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수술은 빨리하는 것이 좋겠고 전국 미분양의 87%를 차지하는 지방 미분양 소진을 위한 대책 마련도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개인 가계부채에 관해서는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로 그렇게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왜 기업 대출인 PF에 대해서는 적정 한도 초과로 무리한 대출을 허용했는지 돌아보고 앞으로는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한도와 능력에 따른 대출 관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