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가입자 교육이 관건이다.
퇴직연금 수익률, 가입자 교육이 관건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12.20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2015년 약 126조원이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2년 말 기준 약 336조원까지 성장, 매년 약 15%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의 법정 최소 적립비율이 90%에서 100%로 상향되는 이슈로 20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또한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및 퇴직금 IRP(개인형 퇴직연금) 이전 의무화 영향으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액이 총 19조4000억원 증가해, 합산하면 무려 40조원 넘게 증가하였다.

이렇듯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제도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2%에 불과하다. 6~8%의 장기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선진국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현저히 낮으며, 6%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는 국민연금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88.7%가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음에 따른 것인데 그간의 저금리 금융 시장 속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물론 앞서 비교한 선진국의 퇴직연금 제도와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기금의 성격을 띠고 있고 전문인력들이 운용하기 때문에 사용자 또는 가입자가 운용하는 우리나라 퇴직연금 제도와는 성격이 조금 다를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퇴직연금 가입자의 퇴직연금 제도 및 운용에 대한 인식 수준은 선진국의 퇴직연금 가입자에 대한 인식 수준보다 낮다.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퇴직연금 제도 및 금융상품에 대한 교육 부재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연 1회 이상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제도 및 금융상품 교육을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교육 방법은 온라인, 오프라인, 서면 등 다양하나 형식적인 교육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4월 한국연금학회에서 전국의 만 29세~69세 남녀 중 국민연금 및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퇴직연금 사업자에 대한 불만족의 이유로 제도안내 부족(29.7%), 자산운용 컨설팅/상담 부족(28.6%), 가입자 교육 부족(11.7%)을 지적한 결과를 보면 가입자 교육에 의미가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선진국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사례를 보면 호주, 영국의 경우 정부 기관에서 연금 교육을 지원한다. 일본의 경우에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제도교육과 투자교육을 구분하여 시행한다.

퇴직연금 제도의 대표적인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퇴직연금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피델리티의 가입자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월별로 강의주제를 선정한 후 주제별로 ‘퇴직연금 제도 가입 여부, 기여율, 나이 등’으로 표적 고객층을 구분하여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퇴직연금제도 가입 전 퇴직연금 사업자와 관계없이 공통된 사이트에서 교육을 수강하도록 제도화한다면 퇴직연금 제도에 관한 관심 제고 및 제도 인식 수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운용해야 하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에게는 “연금수령액은 가입자의 운용성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매년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도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제도 변경 내용이나 금융투자교육 위주로 진행하여 더욱 그 지식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체계적인 퇴직연금 제도 및 금융투자 교육을 통해 올바른 금융투자 상품 활용을 유도하는 것이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김민경 NH투자증권 연금사업추진부 과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