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23년이 지나는 12월, 아직도 2018년에 머물러
[기자수첩] 2023년이 지나는 12월, 아직도 2018년에 머물러
  • 정원영 기자
  • 승인 2023.12.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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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시 공무원 B씨는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다가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그의 사연을 재구성해 봤다.

공무원들은 연간 이런저런 사연을 담은 사이버교육(이후 인강) 또는 집체 교육을 받아야 한다. 개인 성찰과 계발의 과목도 있지만 부서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card, BSC)에 반영되는 과목이 있어 부서의 팀워크를 위해 빼놓지 않고 수강한다. 

직무 전문 분야 중 하나인 ‘정부 규제혁신’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강의 내용은 총 12차시 6시간짜리로 3일간 쪼개서 4개 과정씩 이수해야 한다.

첫 과정인 1차시 ‘규제혁신의 의의 및 필요성’을 수강한 지 채 1분이 지나지 않아 어이가 없었다. 눈과 귀를 의심했다.정부의 규제혁신을 해설하는 과정에 이낙연 전 총리가 2019년 4월 제73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는 동영상이 약 2분간 이어졌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역대 대통령의 규제혁신 사례를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의 사례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현황을 소개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

이번 ‘정부규제혁신’ 강의에는 2018~9년 문재인 대통령에 머물러 있을 뿐, 2023년 취임 2년 차를 넘긴 윤석열 대통령은 부재한 것이다.

4일간 공부한 내용 모두가 현 정부가 아닌 지난 정부의 홍보로 구성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여기까지가 공무원 B씨에게 들은 이야기다.

경기도인재개발원은 1959년 설립 이래 경기도 지역발전을 주도할 핵심 인재를 키우고 이를 통해 지방행정 발전에 이바지하겠노라 설립한 곳이다. 이곳에는 2과 11개 팀이 60여 명의 전문가들이 경기도민의 인재 양성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모든 공무원이 이 기관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A시의 교육담당자는 이 강의도 경기도로부터 의뢰받은 것이라 했다.

정보화시대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전해야 하는데 5년이 지난 묵은 정보를 제공받은 일부 공무원은 혼란스럽다고 한다.

이 교육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개발원은 이 강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5년이나 지난 정보를 이수한 공무원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해야 한다. 그 외 다른 강좌는 어떨까 궁금할 따름이다.

2023년이 지나는 12월, 아직도 2018년 문재인 정부에 머물러 있다.

wonyoung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