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이 아닌 생애최초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책이어야 한다
[기고] 청년이 아닌 생애최초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책이어야 한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12.0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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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정부가 청년 등 국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으로 '청년 내 집 마련 1.2.3'을 발표했다. 먼저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살펴보자.

거창한 말 포장은 벗기고 핵심은 준비, 내 집 마련, AS(애프터 서비스) 이렇게 3단계로 돼 있다.

1단계 준비는 청년을 위한 청약통장인 청년 주택드림 통장이다. 청년 주택드림 통장의 장점은 금리가 무려 연 4.5%나 되고 납입 한도도 100만원이라는 점이다. 이 정도면 시중 어느 적금보다도 우수하며 청약통장 기능도 하기 때문에 2024년 2월 개설되면 자격요건이 되시는 분들은 무조건 가입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 19~34세 무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으며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기존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을 보유하신 분들은 자동전환이 되고 종합통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자격요건이 된다면 신청 시 전환이 가능하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단계 내 집 마련은 청년 주택드림 대출이다. 분양가의 80%까지 최저 연 2.2% 저리로 40년간 대출해 준다. 특례보금자리 우대형 금리가 4%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이 역시도 파격적인 혜택이다.

이 역시도 그냥 주지 않는다. 만 39세 이하 무주택자여야 하고 연 소득 미혼 7000만원, 기혼은 1억원 이하며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1년 이상 가입하고 1000만원 이상 납입 실적이 있어야 대출 가능하다. 그리고 분양가 6억원,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어야 한다.

3단계 AS는 결혼, 출산 시 금리를 인하해 주는 것이다. 결혼하면 0.1%p, 최초 출산 시 0.5%p, 추가 출산 시 1명당 0.2%p 금리를 깎아준다. "그럼 자녀 9명 출산하면 이자율이 0이 되겠네"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을까 싶어 대출 금리 하한선은 1.5%로 정했다.

높은 금리의 청약통장에 분양가의 80%까지 저리 대출해주고 결혼·출산을 하면 금리까지 깎아준다고 하니 이보다 내 집 마련하는 데 더 파격적인 특혜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생각해 보면 문제가 있다. 자금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인 청년들이 자기자본 20%에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을 받았다가 주택시장이 침체돼 집값이 하락하면 순식간에 벼락 거지가 된다. 최근 추석 이후 주택시장이 꺾이는 모양을 보이고 있어 걱정을 더하고 있다.

또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나이 때문에 청년 드림통장 가입도 못하고 드림대출도 못 받고 출산해도 금리인하 혜택을 못 받는 40대는 억울하다. 진짜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40대인데 말이다. 

결혼과 출산율 하락이 심각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는 하지만 나이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평생 한 번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한테 이런 특혜 한번은 받게 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청년이 아닌 생애최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1.2.3이 돼야 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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