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벼농사 체험을 통해 향수와 농심 일깨워
[기자수첩] 벼농사 체험을 통해 향수와 농심 일깨워
  • 정원영 기자
  • 승인 2023.12.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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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사 규모가 줄어들고 논농사가 없다시피 한 경기도 구리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도시농업의 일환으로 논농사 체험을 하게 하므로 어른에게는 향수와 농심을 일깨우고, 아이에게는 농촌의 중요함과 건강한 밥상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 기회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도시농업은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 수목 또는 화초를 재배하거나 곤충을 사육, 양봉 등을 행위라 정의하고 있으나 이는 포괄적인 정의이고, 대부분 텃밭에 무게를 두고 생산적인 경작이 아닌 주말의 여가적으로 체험하는 영농이다.

도시 텃밭을 1990년대 본격 도입되었으며, 농수산부에서 처음 정리한 통계를 살피면 2014년에 전국 약 7만 텃밭에서 100만명의 도시농부가 있었고, 8년이 지난 2022년에는 약 18만 곳에 약 200만명의 농부를 보유해 장소는 2.5배 농부는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적인 통계이고 비공식적으로는 공식적에 비해 두 배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우리나라 인구의 10% 안팎이 학교에서 주말농장에서 옥상에서 베란다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텃밭을 일구고 있다.

이렇게 도시농업과 도시농부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다른 요인도 많이 있겠지만 농촌에 대한 향수도 큰 몫을 할 것이다.

구리시 또한 이에 부합하여 시 직영 텃밭 2곳을 비롯해 곳곳에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일상적인 체험형 도시농업보다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도시농업인 논농사를 체험하게 하므로 과거 농촌의 풍경을 그리게 만든 것이다.

구리시에는 인장벌, 동창벌, 이문안벌, 한다리벌, 갈매벌, 벌말벌에 논밭 농사가 성행했다. 그중 가장 너른 논밭이 있었던 벌말벌의 토평동 일원 장자호수공원 부근에 시유지 700㎡(약 200평)의 땅을 논으로 개량해 농사 체험을 하게 한 것이다.

여기서 200평은 전통 농지 단위로 한 마지기에 해당한다. 마지기는 흔히 두락(斗落)이라 하는데, 이는 한 말의 씨앗을 뿌릴 만한 면적이고, 하루에 모를 낼 수 있는 면적이 한 마지기이다. 시에서 굳이 한 마지기의 땅을 확보한 것도 이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마련한 논에 지난 5월 말 구리시 관내 어린이와 어른, 남녀노소 200명이 손으로 모를 심는 모내기 체험을 했다.

유아의 고사리손으로 삐뚤빼뚤 모를 심고 아주 익숙한 품새로 줄을 띄어 가면서 오전 오후반으로 나뉘어 한나절치인 모내기를 마쳤다. 그리고 10월 24일 콤바인과 낮으로 가을걷이했다. 논농사에서 수확한 구리쌀[九里米] 220kg이다.시는 이를 관내 경로식당 5곳에, 논농사 에서 수확한 쌀, 김장 무 960개를 경로식당 4곳에 각각 지원했다.

또한 지난 8월 말 같은 장소에 유휴지에 텃밭을 만들고, 9월 1일 김장 무를 파종하고, 11월 20일 수확하므로 하므로 갈무리를 마쳤다. 시는 점차 두 마지기, 세 마지기로 늘려 더 많은 시민이 체험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으나 이에 만족하면 안 된다. 좀 더 넓게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 

구리시는 단양, 공주, 무안, 양주 등과 자매·우호 도시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도시의 유휴지를 임대해 본격적으로 구리쌀과 과채류를 생산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사라진 구리시의 농토를 되살리고, 시골의 유휴지에 농사도 질 수 있다면 이 또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이 아닌가.

이 도시농업 체험에는 한국후계농업경영인 구리시연합회 회원의 수십 년간 경험을 시민에게 전수했으며, 제대로 체험을 한 시민들은 농촌의 추억을 느끼고, 수확한 농작물을 이웃에게 나누므로 일석이조의 더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wonyoung5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