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태원 참사’ 1주기… 재발방지가 '최선의 추모'
[기자수첩] ‘이태원 참사’ 1주기… 재발방지가 '최선의 추모'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2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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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많은 젊은이들이 세상을 떠나 대한민국을 깊은 슬픔에 빠지게 했던 ‘이태원 참사’가 29일로 1주기가 됐다.

당시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또는 주말을 맞아 잠깐 친구를 만나러 나오는 등 설레는 마음으로 이태원에 모인 젊은 청춘들 가운데 159명이 세상을 떠나고 많은 이들이 다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해 온 국민을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했다.

최근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지나고 핼러윈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핼러윈 축제와 이태원 방문을 놓고 일찌감치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참사가 발생한지 1주기인데 핼러윈 때 이태원에 가는 건 개념 없는 행동이다”라는 의견을 내세우는가 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애도와 추모의 마음으로 이태원에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장하며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국민들은 핼러윈 축제가 임박해도 평소 때와는 다르게 이 기간을 즐겁게 보낼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잡던 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핼러윈과 관련된 언급을 삼가며 쉬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산업계에서도 감지된다. 놀이공원·지역축제·유통업계 등에서는 올해 핼러윈과 관련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던 모습과 사뭇 대조된다. 

또한 이태원뿐 아니라 홍대 앞과 명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도 핼러윈 축제 분위기가 쉽게 감지되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 발생 1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던 핼러윈 축제의 분위기가 완전히 실종된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이전처럼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난 데다 사고의 원인 등 여러 가지 문제에서 여전히 많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참사로 가족을 잃었던 많은 유가족들과 이태원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의 상당수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이태원을 방문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159명이 숨진 참사의 원인은 핼러윈 축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추모와 상생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길 바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핼로윈 축제’와 ‘이태원 방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다투는 것보다는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많은 젊은 청춘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 모두가 앞으로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위해 각별히 노력하는 것이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추모라고 생각한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