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타는 ‘올리브나무’를 바라보며
[기자수첩] 불타는 ‘올리브나무’를 바라보며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3.10.26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도에서 사라진 땅, 팔레스타인 민중에게 올리브나무는 생존을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2020년 들어 팔레스타인인들의 올리브나무 6000여 그루 이상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불태워졌다. 아픔의 땅 팔레스타인. 그 척박한 땅에서 자라나는 올리브나무들이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가자지구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불협화음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 오늘, 이 전쟁의 뿌리 깊은 배경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이스라엘 민간인 가운데 영‧유아까지도 목숨을 잃었다. 수십 구의 영‧유아 시신이 참혹하게 살해당한 모습을 목도했다는 제보까지 이어지면서 전 세계는 큰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또 민간인을 납치해서 600km나 되는 지하 동굴에 분산시켜놓고, 포로 교환을 현재의 전술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평화를 깬 것은 ‘하마스’이고, 선제공격으로 방어할 기회도 없이 애꿎은 민간인들을 사살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하마스’는 왜 이토록 잔인한 짓을 자행하고 있는 것인가. 팔레스타인 민중이 가지고 있는 분노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수천 년 전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양측이 놀랍게도 아브라함 계통의 같은 민족이라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들의 분쟁의 시작은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들이 옛 가나안 땅인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하느님이 유대인에게 하사하신 곳’이라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민중에게서 빼앗아 나라를 건국(1948년)하면서 부터다. 이후 80여 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충돌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양측 모두 신앙의 근본적인 원리로 돌아가야 할 때다.

물론 ‘평화’를 위한 세계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수차례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가 오갔지만 그때마다 유의미한 결과는 얻지 못하면서 오늘날 또다시 전쟁의 참혹함을 목도하게 됐다. 양측의 충돌은 다수의 무장단체를 탄생케 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내전을 통해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후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 누구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없고, 그 누구만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는 현재, 그 피해는 양측의 애꿎은 민간인에게 쏠리고 있다. 강대국들 또한 자국의 유불리의 잣대로 편을 나누기만 하는 이 때, 과연 무력충돌로 이들의 해묵은 감정이 해법을 찾아갈 수 있을까. 전 인류애적인 코스모폴리탄니즘이 무엇보다 절실한 현실이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시사했고, 전쟁은 중동 전 지역으로의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가 없기를 바랄뿐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