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동산경매 낙찰금이 받을 전세금보다 적다면
[기고] 부동산경매 낙찰금이 받을 전세금보다 적다면
  • 신아일보
  • 승인 2023.10.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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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변호사
 

#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소송 끝에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제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집이 낙찰됐다는 겁니다. 이사도 준비해야 하는데 나머지 금액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세입자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경매에 넘어간 전셋집의 낙찰대금이 적다면 세입자는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선순위 세입자라면 경매에 낙찰된 금액이 전세금보다 적더라도 전세금을 돌려받는데 문제가 없다고 조언한다.

세입자가 배당순위 상 선순위에 속한다면 경매대금이 모자라도 낙찰자에게 나머지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거주 중인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세입자들은 불안한 마음과 동시에 한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자신이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낙찰대금이 적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실제로 부동산경매의 낙찰대금은 현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나 요즘 같이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매물이 속출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전입신고를 했고 배당 순위상 선순위에 해당한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주택 임대차보호법에는 ‘경매의 낙찰자는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선순위 세입자의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않으면 임차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즉 낙찰자는 경매대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해당 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주어지지만, 선순위 세입자의 전세금이 남아 있다면 잔액에 대한 책임은 낙찰자에게 남아 있다.

낙찰대금으로 전세금이 완전히 변제되지 않고 일부 금액이 남아 있다면 세입자는 낙찰자를 상대로 잔액을 청구할 수 있다. 

세입자는 나머지 금액이 변제될 때까지 해당 주택에서 계속 머무를 수 있고 만약 잔액을 주지 않는다면 낙찰자를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다.

전세금반환소송이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또는 경매 낙찰자를 상대로 세입자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전세금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2023 전세금통계’에 따르면 평균 소송 기간은 4개월이다.

다만 선순위가 아닌 후순위 세입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간단치 않다.

부동산경매에 낙찰된 금액은 배당순위에 따라 채무가 변제된다. 다시 말해 후순위에 있는 세입자는 선순위 채권자들의 채무가 다 변제될 때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문제는 후순위 세입자 차례에서 남아 있는 낙찰대금이 돌려받을 전세금보다 적더라도 법적으로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가령 배당순위에 따라 채무가 변제되고 있는 가운데 2억 원의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할 후순위 세입자 차례에서 배당금이 1억원만 남아 있더라도 나머지 금액을 낙찰자에게 청구하기가 어렵다.

낙찰대금이 모자라 전세금을 제대로 변제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계약 당시부터 자신이 선순위 세입자에 해당하는지를 파악만 해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이사할 곳의 등기부를 확인해 집주인의 채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여러 가구가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에서 집주인이 한 명일 때는 전입세대 열람내역을 확인해 자신이 선순위 세입자에 해당하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엄정숙 변호사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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