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산나물 식중독 조심
봄철 산나물 식중독 조심
  • 김 성 섭
  • 승인 2010.05.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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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객들이 늘면서 전국 각지에서 봄나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 양주시와 성남시에서 봄나물의 일종인 “원추리나물” 을 먹고 70여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키는 등 봄만 되면 빠지지 않는 뉴스가 산나물을 잘못 먹어 탈난 사람들 얘기다.

지난해 5월에는 경기 가평에서 아주머니 넷이 독초가 섞인 산나물을 뜯어 그 자리에서 데쳐 먹다가 변고를 당한 일도 있으며, 올 들어 전국적으로 봄나물 식중독 환자가 600여명이나 발생했다.

“봄나물을 섭취할 때는 되도록 충분히 익혀서 먹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하며, 봄나물을 충분히 데치지 않고 먹을 경우 식중독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독이 있는 미나리, 박새, 독버섯 등 독초를 봄나물로 잘못 알고 먹으면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한 관계자는 “봄철 나물이나 약초의 경우 꽃이 피기 전에는 전문가들조차 독초와 구별하기 쉽지 않다” 며 “독초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얻은 뒤 채취해야한다” 고 말했다.

산나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산림청은 지난 10일 “산나물·약초를 캐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으나, 독초를 채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며 ‘독초 식중독 주의보’를 내렸다.

봄철은 나물을 캐기 가장 좋지만 싹이 돋고 꽃 피기 전이어서 식용 식물과 독초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봄철 산나물도 식용 방법을 알고 먹어야지 모르고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생고사리는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성분이 있어 날것으로 먹으면 설사나 배탈을 일으키지만, 데쳐서 말렸다가 물에 담가 불리는 과정을 거치면 독소가 말끔히 없어진다.

말린 고사리를 불린 뒤 다시 삶아, 볶거나 무쳐 먹으면 아무 문제없다.

산불 난 자리에 가장 먼저 번식하는 게 고사리이듯, 왕성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기력 없는 이들에게는 제격이다.

두릅과 개두릅(엄나무순), 다래순, 그리고 나무에서 난 나물도 모두 데쳐 먹어야 한다.

다들 독성을 지니고 있는 탓이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얼레지나 원추리에도 미량의 독성이 있다.

원추리는 푹 데쳐 새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좋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지 말고 가급적 다른 나물들과 같이 먹는 게 좋다.

얼레지도 꼭 데쳐서 말렸다가 먹어야 한다.

오늘 말려 내일 먹더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독성이 제거된다.

들기름에 볶아 먹어도 좋다.

옛사람들은 이렇게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 나물들과 상생하는 비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독성 식물이라 해도 가공·처리 방법에 따라 훌륭한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

밥 한 덩이, 된장 작은 덩이, 기름 몇 방울만 지니고 봄산에 오르면 지천에 널린 산나물로 끼니를 훌륭하게 해결할 수 있다지만, 그건 알고 먹었을 때 얘기다.

올봄처럼 겨우내 가문 뒤의 봄에는 생물의 몸에 독성이 많이 내재돼 있다.

해마다 먹던 나물이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00% 확신하기 전에는 어떤 풀이라도 함부러 입에 넣어선 안 되고, 잘 모르겠다면 산골 어른들에게 꼭 확인받을 필요가 있다.

독성이 많은 산나물이나 독초를 먹었을 때는 다 토해내고 감초나 쥐눈이콩을 같이 끓여 진한 물로 한, 두컵 먹이는 게 보편적인 민간 응급처치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이른 시간 안에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으며, 언제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지킴이 119가 있으니 신속하게 신고하여 귀중한 목숨을 지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