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
[기자수첩]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0.17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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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에 이어 증권업도 내부통제 부실 지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등 정부는 올해 증권사에 대한 기획과 테마 등 감사 조사에 나섰지만, 이러한 내부통제 강화함에도 금융사고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는 오래전부터 나왔었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여러 문제가 있었을 때마다 내부통제가 지적된 바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 금융사고 금액 규모는 매년 증가했다.  

실제 2020년 3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212억원, 2022년 25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부실을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2019년 10월)하기 전인 8~9월에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을 비롯한 일부 가입자에게 적극적으로 환매를 권유해 투자금을 돌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전 프라이빗뱅커(PB) A(56)씨가 개인 일탈로 투자자들을 속여 10여년간 자금을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본부 임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는 금융당국 검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5년간 임직원 불법 주식 거래 내부 징계 건수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한투자증권은 영업 부문 소속 직원이 1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해 금감원이 조사에 나섰다. 해당 직원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가로채 코인 선물 등에 투자해 수억 원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은 임직원이 증권사에 재직중인 자녀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유진투자증권은 내부 직원의 주가조작 이슈와 또 다른 임원의 불법 리딩방 운영 의혹도 있다.

또 지난 4월 주가 급락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진 키움증권은 임원의 특수관계인이 주가 급락일 이전 특정 종목을 150억원가량 매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일부 부서에서 회의와 통신 기록을 누락하거나 미흡하게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권사 내부통제 부실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당국의 지적과 가이드라인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제가 가능할지 이젠 의문이 든다. 

내부통제 강화에도 이 같은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한다면 자금 회수라도 다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볼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된다. 해당 금융사고액은 회사나 회사의 이용자들, 주주들 등이 고스란히 리스크를 떠안기 때문이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