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샘 김유진 대표의 책임감
[기자수첩] 한샘 김유진 대표의 책임감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8.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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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은 최근 약 3년 동안 변화무쌍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우선 조창걸 창업주가 회사 창립 51년 만인 2021년 11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보유한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매각했다. 주인이 바뀐 것이다.

IMM PE는 2021년 12월31일자로 한샘 인수 관련 거래가 종결되자 맥킨지·현대카드·현대캐피탈·ADT캡스·티몬을 거친 김진태 지오영 총괄사장을 대표 자리에 앉혔다. IMM PE는 김진태 대표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사업모델 혁신으로 홈인테리어 부문에서의 압도적 1위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샘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은 쪼그라들었고 수익성은 악화됐다. 실제 한샘의 매출은 연결기준 2021년 2조2312억원에서 2022년 2조9억원으로 1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693억원 흑자에서 217억원 적자가 됐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9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122억원 흑자에서 14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을뿐더러 코로나19에 따른 인테리어 시장 특수 또한 사라졌다.

IMM PE는 사업을 영위하기 불리한 환경에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책으로 대표교체 카드를 꺼냈다. 김진태 대표가 부임한 지 1년 반 만이다.

이달 1일자로 부임한 김유진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악화로 적자 상태였던 에이블씨엔씨를 사업 체질개선을 통해 취임 1년 만에 흑자전환과 매출성장을 이뤄냈다. 또 국내를 넘어 북미·일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확대했다. 앞서 할리스F&B 재임 시절에도 매장 네트워크 전국 확대, IT시스템·로스팅센터 투자 단행 등으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김 대표가 역임한 회사의 반등을 이끌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수익성에 기반한 운영 효율화의 경우 통상적으로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 한샘에 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운영 주체가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인력감축 등을 통한 비용절감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메시지로 “장기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계획하지 않고 있으며 업무의 효율성 개선을 통해 전략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회사의 재도약을 도모하고 직원들로부터 신임을 얻기를 기대해본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