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축산농민의 눈물
구제역과 축산농민의 눈물
  • 박 태 건 국장
  • 승인 2010.05.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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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함께해온 소를 검사 한번 없이 살 처분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찢어진다" “나도 소와 함께 묻어 달라" 강화지역의 구제역 발생으로 확산 방지를 위해 키우던 소를 모두 살 처분한 주변 축산농민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다.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구제역이 또 다시 인천 강화에서 돼지 2마리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 되면서 전국 지자체가 총 비상에 걸렸다.

사실 구제역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소·돼지 등을 사육하는 축산농가일 것이다.

정부는 감염지역 내 살 처분을 한 축산농가에 대해서는 일단 시세의 50%를 선 지급해 주고, 향후 평가에 의해서 입식제한기간 동안 생계 유지비와 제한기간 이후 입식 시에 저금리 융자 등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농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시세의 50%를 지원 받는다고 해도 기존 소나 돼지 등을 기르기 위해 들어간 투자비를 회수하기에는 턱 없이 모자라는 보상 수준이다.

피해 축산농가들은 보상은 둘째의 문제이고, 이들에게는 소중하고 소중한 가축들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여기에 더해 불안감에 따른 육류 소비 감소, 해당 지역경제 마비 등에 따른 2차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 관광지로 유명한 강화도는 구제역 발생 여파로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식당과 숙박업소 등의 매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론 살 처분 매몰된 가축들로 인한 토양과 수질 오염등도 제기될 수도 있다.

축산농가 보상을 위한 정부의 예산지출도 막대하다.

지금까지 5만 마리에 달하는 소·돼지 등이 살 처분 매몰돼, 이에 따른 보상금액만 600억 원이 넘었다.

애지중지 키우던 가축을 살 처분해야 하는 해당 축산농가는 금전적인 피해 뿐 아니라 심리적인 충격까지 호소하고 있다.

지난 21일 강화에서는 구제역으로 자식 같은 가축들을 살처분한 축산농민이 자살했다.

책임질 사람은 없고, 구제역으로 가축과 농민들만 죽어갈 뿐이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 빨리 구제역이 멀리 물러가 피해 축산농민들이 다시 새 희망을 갖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