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PF 부실 대책 속도내야
[기자수첩] 부동산 PF 부실 대책 속도내야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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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 부동산 경기침체로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우려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가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시행사와 시공사가 금융회사로 부터 대출을 받아 건설하면서 분양대금으로 대출을 갚을 때 발생하는 대출채권이다.

금리상승은 이어지는데다 부동산 PF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관련 부실이 하나 둘씩 나오는 형국이다.

기준 금리는 지난 2021년 7월(0.50%)에서 올해 7월(3.50%)까지 3.00%포인트(p) 올랐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말 3.70%에서 올해 3월말 기준 15.88%로 12.18%p 올랐다.

특히 해외 부동산 여건은 좋지 않다. 해외 부동산 PF 연체율 증가와 내년 3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부동산 펀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 경우 해외부동산 투자 부담이 높고 투자자산에서의 손실 인식도 늘어나고 있다.

3월말 증권사(28개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은 13조7000억원으로 자기자본 약 18%다. 

국내 대형 증권사 9곳(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해외 부동산 펀드·부동산담보대출·우발부채는 자기자본(56조7000억원) 대비 24%, 중소형 증권사 17곳은 11%다.

해외 부동산 PF 투자 비중은 오피스가 52%로 가장 높고 호텔 등 숙박시설도 16%를 차지했다. 

전체 해외 부동산 리스트의 약 48%가 미국이다. 미국 사무실 공실률은 3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해외 부동산 리스크 비중은 약 33%다. 

코로나19 이후 공실률이 예상 수준을 벗어나 크게 높아지고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해 자금재 조달 시점에  리파이낸싱(부채상환 위해 자금 재조달) 위험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부동산 익스포져(관련 금액) 부실 위험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홍콩 오피스 빌딩 펀드를 2019년 중순위(메자닌) 대출로 2800억원을 내주면서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금 300억원을 투자하고 VVIP 투자자에게 240억원 규모를 팔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도 임의 매각될 위기다.

이러한 상황을 금융업계는 예상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사에서 “부동산 관련 금융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도 4월 취임 100일 소회문을 통해 “부동산 PF 연체율 관리 등 정부의 시장대응에 적극 협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PF 펀드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해결책이 필요하다. 부동산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하반기 경제에 부실채권 증가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