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냉정과 열정 사이
[기자수첩] 냉정과 열정 사이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7.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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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시장은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5월 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 여파로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18조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서 20조원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 5월말 18조원까지 떨어졌지만, 6월 19조원대로 올라섰다. 이달 들어서도 19조원대에서 7월25일 2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에코프로’ 관련 2차전지 종목 열풍이 들불처럼 번진 영향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 열풍에 이달 18일 종가 기준 111만8000원을 기록하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국내 주식 시장의 황제주 등장은 지난 2007년 9월(동일철강, 110만2800원)을 마지막으로 16년 만이다.

황제주 에코프로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3거래일간 에코프로는 △5.54% △1.57% △11.37% 급등했고, 에코프로비엠 역시 같은 기간 동안 △5.24% △6.03% △14.22% 치솟았다.

2차전지 열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LS, 포스코 등 2차전지 관련 소재주로 확산됐다.

2차전지주가 각광 받게 된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매서워 2차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영향이다.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다. 올바른 주식 투자는 합리적인 분석에 기인해야 한다. 또 기업의 주가는 현재와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를 객관화한 지표다. 기업이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아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증권가는 에코프로의 주가에는 거품이 많이 꼈다고 본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2차전지 수요 증가 전망보다 맹목적인 ‘주가 상승’을 이유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이유에서다.

에코프로의 주가는 이달 26일 112만8000원이다. 주식의 기본 지표로 불리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87.54배, 19.90배다. 코스닥 평균 PER(51.55배), PBR(2.20배)을 한참 웃돌고 있다.

2차전지의 우려가 담긴 보고서 낸 증권사 연구원을 상대로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이후 올바른 정보 제공 기능 역시 2차전지 관련 종목에서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와 투기는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 투자는 생산 활동을 통한 이익을 추구한다. 반면 투기는 생산 활동과 관계없는 이익을 추구한다.

현재 과열된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합리적, 객관적 정보를 토대로 냉정한 시각을 갖고 투기가 아닌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