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저출산의 원인
[기고] 저출산의 원인
  • 신아일보
  • 승인 2023.07.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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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

몸이 아프면 어떤 원인에 의하여 그 병이 발생했는지 알아야 고칠 수 있다. 그래서 병원에 가면 치료하기 전에 각종 검사를 한다. 원인을 모르면서 치료하는 경우, 엉뚱한 처방을 하여 병을 고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이라는 망국병에 걸려 있는데 아직도 그 원인을 모를 뿐만 아니라 그 원인을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0년경에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일가정 양립 어려움 등이 거론되었다. 즉, 돈과 근로양육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난 17년간 33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였고, 근로양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다양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 하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더욱 낮아졌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근로양육환경을 개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더욱 하락했는데 전문가들은 여전히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출산에 까다로운 직장 문화, 정체된 임금, 상승하는 생활비,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 결혼 및 양성평등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즉, 여전히 돈과 근로양육환경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효과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처방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아이를 안 낳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 키웠을 때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누가 안 낳겠는가!

아이를 낳아 키웠을 때 어떤 이익이 있는지 따져 보자.

요즘 자녀들은 부모를 거의 지원하지 않는다. 생활비가 비쌀 뿐만 아니라 많은 세금을 내야하고 집장만하려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자녀로부터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부모가 가난하고 자녀가 성공한 경우, 자녀로부터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나, 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크게 성공해도 많은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녀가 가난한 경우에는 경제적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더욱 어렵고 오히려 성인이 된 자녀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 이와 같이, 부모가 가난하고 자녀가 성공한 경우 약간의 이익이 기대되지만 자녀로부터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모가 부자이고 자녀가 크게 성공한 경우에는 부모가 여유가 있기 때문에 부모를 지원하지 않는다. 자녀가 가난한 경우에는 부모는 자녀를 계속 부양한다. 이와 같이 부모가 부자인 경우에는 자녀로부터의 이익이 더욱 적다. 그래서, 부자일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더 낮은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키우기 위하여 임신을 하고, 아이를 보살피고 성인이 될 때까지 많은 수고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참고 때로는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자녀를 양육한다. 학원비 등의 많은 양육비도 들인다. 그런데, 자녀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거의 없다. 이것이 바로 저출산의 원인이다. 누가 손해나는 일을 하겠는가! 아이를 낳아 잘 키워도 부모에게 이익이 없는 그런 환경에서는 저출산 문제는 치료 불가능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녀가 납부하는 소득세를 부모에게 돌려주고 건강보험료를 면제하는 등 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충분한 이익을 보장해야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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