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해야
[기자수첩] 증권사 내부통제 강화해야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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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업탐방 등을 통해 얻은 정보로 조사 분석 자료를 작성하고 공표한다. 통상 시장 참여자들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높은 신뢰도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자리다.

하지만 최근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획득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검찰에 넘겨졌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이 담긴 조사 분석 자료를 공표하기 전 차명증권계좌를 이용해 관련 주식 22개 종목을 매수했다. 이후 분석자료 공표 후 주식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약 5억2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2021년 4월에 A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같은 해 12월에는 B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선행매매 행위를 적발했다. 이들은 각각 3년과 1년6개월의 징역을 확정 받았다.

연초부터 증권사 매수 일색의 조사 분석 자료마저 꾸준히 도마에 오르면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금이 간 상황에서 이런 행위까지 겹친 탓에 신뢰도는 무너진 모양새다.

현재 증권사들은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리서치센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예비 애널리스트를 조기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경연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꾸준히 내부통제를 위한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이런 교육만으로는 이들의 선행매매 행위 적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회사가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애널리스트 선행매매 행위 적발과 관련해 “회사는 임직원과 가족의 신고 내역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알 방도가 없다”며 “내부통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음먹고 불법을 저지르고자 한 행위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는 크게 무너졌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강화도 중요하지만, 증권사의 자정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금융당국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와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를 위해 자본 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검찰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일벌백계로 다스려 패가망신한다는 인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현재 적용하고 있는 내부통제 규정을 수정하고 미비점들을 보완해 자본 시장의 무너진 질서를 회복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