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16년 3월 알파고가 사람을 이긴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알파고 충격’ 이후에도 인공지능이 사람을 능가할 수 있는 것이 바둑 영역에만 국한될 것이라는 막연한 위안 또한 안도감으로 살아왔다. 알파고 충격 이후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은 지속해 발전했지만 이후 획기적인 전환기가 없었고, 차별성을 가질만한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2022년 11월 OpenAI(개방형 인공지능)의 ChatGPT(챗GPT) 출시로 완전한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다. 현재 ChatGPT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앞서는 '특이점(Singularity)'의 시대를 앞당기는 중이다. 더불어, 전 세계 인구 중 1억명 이상이 ChatGPT를 사용하고 있어 'ChatGPT 신드롬'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다. ChatGPT가 비즈니스 영역과 개인의 삶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ChatGPT를 생활 전반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창작 세계가 인간에게만 허락된 별도의 영역'이라고 여겨진 것과 달리, 최근 ChatGPT를 이용하여 시, 소설, 보고서 작성,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등이 가능해지면서 그 경계가 불명확해졌다. AI(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을 넘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기업과 조직은 앞다투며 ChatGPT와 같은 AI와 챗봇 등을 활용하여 성공적인 비즈니스 운영 효율성 개선과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고객지향 서비스 및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영업력을 증대하고, 연구 및 개발을 수행하며 자동화된 직원 교육을 제공하는 등 비즈니스 가치사슬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ChatGPT로 인해 지식 반감기가 앞당겨지는 시대에서, 대학 교육은 생성형 AI 시대에 맞는 'AI형'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학교육 혁신 제안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알파벳 A자처럼 기본교육과 전문교육에 집중해서 두 역량의 뿌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ChatGPT를 이용하여 코딩 없이 데이터 시각화, 머신러닝, 딥러닝을 시도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학생들이 난관에 부딪히거나 복잡한 코딩작업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기초수학, 미분, 선형대수 등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쓰이는 수학과 선형회귀, 자연어처리, 이미지 인식 등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응용하는 교육이 요구된다.
둘째, 네트워크 역량 강화에 주력하기 위해, AI 인재 양성 및 연구 확산에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알파벳 A에서 수평으로 이어진 일자(-)를 생각해 보자. 더 이상 대학 안에 머무르는 지식은 참지식이 아니다. 행동하는 지식이 사회에서 요구되는 참지식이다. 기본교육과 전문교육을 익힌 인재는 주변을 돌아보고 사회와 주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 스스로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관계로, 대학 및 교수진들의 도움이 요구된다. 대학은 사회문제를 연결해 주거나 학생들이 각종 공모전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셋째, 시스템적인 사고 배양에 주력해야 한다. 시스템 사고는 가치 창출이라는 성과 달성을 위한 부분과 전체의 조합을 생각하는 능력을 말한다. 학생들에게 AI 윤리의 중요성, 생태계 구축, 비즈니스 과정을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대화형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을 이용하여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