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Exchange Traded Fund)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개별 주식을 힘들이지 않고 고를 수 있고, 언제든지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주식투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인덱스펀드와 주식을 합쳐놓은 상품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최근엔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 외에도 배당주나 가치주 등 다양한 스타일을 추종하는 ETF들이 상장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에 ETF가 처음으로 상장된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주요 투자자는 기관이었고, ETF에 관심을 가지는 개인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부터 개인투자자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ETF의 다양성은 더욱 증가하고, 보수는 더 낮아지고, 좋은 ETF를 상장하기 위한 운용사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고객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2023년 4월 ETF는 순자산총액 92조를 돌파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자산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가 상장되고, 퇴직연금과 자산배분의 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ETF의 발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ETF가 가진 투명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TF는 구조가 명확하고 심지어 어떤 종목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지 매일 공시하고 있다.
과거 인기를 얻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 금융상품을 보면, 투명성에 문제가 있던 경우가 많다. 투자자가 정확한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시장에서 ETF 투명성에 대한 신뢰는 형성 된 것 같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투자의 편리함’을 증가시킬 시기가 오고 있다.
작년 거래소는 규정 개정을 통해 ‘만기가 있는 채권 ETF’의 상장을 허가했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상장 폐지를 전제로 한 ETF 구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유사한 구조의 ETF가 상장돼 개인투자자가 소액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ETF가 시장의 신뢰를 유지한다는 공감대 하에 조심스럽게 규정의 완화를 건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금융소비자의 보호가 전제돼야 하고, ETF 운용사의 수익보다는 양질의 투자자산에 대한 접근성 확보와 같은 공익적 목적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개인이 투자를 하고 있지만 장외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자산이 그 대상으로 고려 될 수 있다.
비상장주식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반 개인으로 접근하면 위험 평가와 공정한 가격에 매매하는 것인지 파악이 쉽지 않다. 이 같은 자산을 ETF로 편입해 상장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상대적으로 정보 접근성이 높은 운용사가 모니터링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운용사의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만, 적정한 수준의 운용보수를 수취하고 ETF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윈윈(Win-Win)할 수 있다.
또 ETF로 상품화 하는 과정에서 종목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고, 여러 종목 편입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많은 제도의 변경과 다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확장의 출발점은 ETF가 가진 구조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강화시켜 시장의 충분한 신뢰를 얻는 것이다. 투자자와 ETF 운용사의 상생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가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