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대한민국으로’
‘더 큰 대한민국으로’
  • 오 동 환 (언론인)
  • 승인 2010.03.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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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그리스의 중국 명칭은 세리카(Serica) 또는 세레스(Seres), 13세기 유럽과 중동에선 ‘캐데이(Cathay)’라 불렀지만 ‘China’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로 불어권 국가 발음은 ‘친’이다.

‘중화민국(中華民國)’이 ‘세계 한가운데 빛나는 나라’라는 뜻인 것처럼 중국은 용어부터 기고만장이다.

‘동서고금’이 아닌 ‘고금중외(古今中外)’로 세계 한복판에 중국이, 변두리에 외국이 있을 뿐이다.

냉전시대 미·소 양 강대국 틈에서 숨소리조차 죽였던 중국이 두 나라를 가리킨 말은 ‘두 마리의 종이호랑이(兩只紙老虎:량즈즈라오후)’였다.

US $가 아닌 ‘메이위안(美元)’이고 백악관이 아닌 ‘바이꿍(白宮)’이다.

요즘의 기고(氣高)는 더욱 높아 그들의 우주선도 ‘신저우(神舟)’―신들이 만든 배다.

또한 중국 인류학자들의 이구동성도 ‘중국 대륙의 대 한(漢)민족성’이다.

중국의 일개 칭하이(靑海)성(72만㎢)의 절반밖에 안되는 일본(37만㎢)도 ‘대일본제국(다이닛폰데이코쿠)’이었고 아시아 침략 미화 용어가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이었다.

일본을 상징하는 ‘和’자 앞엔 어김없이 ‘大’자가 붙어 ‘일본’의 딴이름인 ‘야마토(大和)’ ‘야마토시마네(大和島根)’를 비롯해 ‘야마토민조쿠(大和民族)’ ‘야마토다마시이(大和魂)’ ‘야마토고코로(大和心)’ ‘야마토고토바(和言葉:일본말)’ ‘야마토우타(大和歌:고유 詩)’ ‘야마토에(大和繪:그림)’ 식이다.

심지어 편안한 죽음의 ‘왕생(往生)’에도 大자가 붙어 ‘대왕생(다이오죠)’이다.

중국 칭하이성의 7분의 1에 불과한 한국 역시 ‘大’자만은 사양치 않는다.

‘대일본제국’에 병탄되기 직전의 국호가 ‘대한제국(大韓帝國)’이었고 광복 후부터 ‘대한민국’이다.

‘대한’이 붙은 명칭만도 부지기수다.

하긴 우리 ‘붉은 악마들’ 응원 구호인 ‘짝짝짝짝 대~한민국’을 ‘한국’으로 바꾼다면 김이 확 새버릴 것이다.

정부의 홍보 광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선 우리 국민이 어찌해야 할지는 너무도 잘들 알고 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