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꽃피는 봄, 허락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산불'
[독자투고] 꽃피는 봄, 허락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산불'
  • 신아일보
  • 승인 2023.03.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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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걸 원주소방서장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와 상춘객들이 봄의 향기를 만끽하기 위해 강원 원주 금대리 벚꽃 길, 소금산그랜드밸리유원지, 치악산 등 많은 도민의 봄맞이 나들이도 늘어나고 있다. 

봄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깝게도 한순간의 부주의로 모든 것을 소실시키는 화재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전국 3년간 임야화재 통계 분석을 보면 봄 2719건, 여름 343건, 가을 343, 겨울 1879건 약 49%가 봄에 발생하였고, 강원도 내 3년간 임야화재 통계 분석을 보면 봄 34건, 여름 2건, 가을 2건, 겨울 23건으로 약 55%가 봄에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난방기기 사용이 많은 겨울보다 따스한 봄철에 화재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봄은 따뜻한 기온으로 공기 밀도가 감소하여 위쪽으로 공기가 상승하는 대류현상이 발생하며, 강한 바람·낮은 습도 등 화재에 최상의 조건을 형성하는 기후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봄에는 농산 부산물 소각행위 및 농작물 파종기를 맞아 논·밭둑을 불태우는 행위를 이른 아침이나 어두워질 무렵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행위들의 불씨는 바람의 영향에 따라 최대 200m까지 멀리 날아가서 산림화재가 발생하며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날에는 대형 산불로 번질 수도 있다.

2022년 3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피해를 기록한 울진·삼척 산림화재로 2만923ha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 동해안 산림화재, 재산 피해는 약 1700억 원 동원된 장비는 헬기 104대, 소방차량 700여대, 소방장비 200여대, 인력 1만2000여 명이 동원됐던 산림화재의 원인도 작은 불씨로 시작됐다. (담뱃불로 추정 중)

산림인접지역의 화목보일러 불씨 관리 소홀, 등산 중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또는 운전 중 차 안에서 피우다 던진 담배꽁초의 작은 불씨로 연소가 확대될 수도 있다.

원주소방서는 어려운 이웃이 안심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면 좋을까 하여 사회공헌사업 공모를 통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응모 예산지원으로 산림인접가구 중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화목보일러실에 간이S/P를 무상으로 설치를 해주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 가구 정도 설치하여 산림화재 예방에 기여했다.

강원도 내 최근 3년간 화재원인을 살펴봐도 부주의로 인한 화재 48%로 가장 많았고, 부주의 화재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쓰레기 소각 314건, 담배꽁초 투척 1010건, 논·밭두렁 태우기 49건 등으로 도민의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안타까운 화재다.

또한 소각행위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해당 소방서에 신고를 하고 진행해야 하며 봄철 산림화재 예방을 위한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안내하고자 한다.

첫째,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폐쇄된 등산로에 출입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입산이 가능한 지역에 입산할 경우라도 라이터, 버너 등 화기나 인화물질을 소지하지 말 것. 넷째, 산림 또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 금지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강원도 산불피해지를 20년간 분석한 결과, 산불피해지 토양이 완전 복구되는 시간은 30년~100년이 지나야 한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한순간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이름다운 숲과 100년이라는 시간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거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먼저’라는 생각으로 산림 화재예방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머지않아 청명·한식이 다가오면 많은 국민이 조상 산소를 찾아 성묘 및 산소를 정비하게 된다.

특히 매년 이 기간에 작은 불씨로 인한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올해는 국민의 관심과 사소한 부주의로 산불이 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소중한 산림자원을 산불로부터 지키는데 이 글을 읽고 독자분들의 공감을 얻어 국민 모두 산림화재 예방에 동참하기를 기대해본다. 

/박순걸 원주소방서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