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 대망의 창간 20돌 맞는 신아일보
계묘년 새해, 대망의 창간 20돌 맞는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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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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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건 국장
 

1월 재뉴어리(January)는 로마의 신 야누스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야누스는 '천국의 대문'을 지키며, 시작과 변화를 상징하는데 모든 사물과 계절의 시초를 주관하는 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두가지의 얼굴을 가진 신으로, 한 쪽 얼굴은 과거를 바라보고 다른 한쪽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어느 한쪽 없이는 다른 쪽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상호 보완적 관계로 균형과 동등을 상징한다.

계묘년(癸卯年)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무겁고 짜증나는 짐들은 정리해서 버리고 희망과 기쁨을 담은 짐들만 가지고 와야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할 것 같다. 기대와 희망보다는 비관적이고 암울한 현실들이 우리 앞에 닥쳐 올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기 때문이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각종 대·내외적 악재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는 우울한 소식들 뿐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의 고통 속에 우리경제의 기반을 받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 472억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제 위기 쓰나미가 밀어닥치고 있다. 경기 침체 전망에 주요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과 내수 불안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체감경기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고, 고령화와 저출산 장기화로 인구가 3년간이나 줄어들면서 성장 동력에 탄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외적 환경도 안갯속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1년여를 넘기고도 확전 양상으로 종료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있으며 일각에선 핵전쟁 위험마저 거론할 정도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EU)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경기 둔화는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선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신냉전'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최대의 리스크다.

올해 경기불황은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번 위기 상황이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겪고 있다보니 이에 대비한 맞춤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는 저서 '대변동(Upheaval)'에서 "아무런 전조도 없는 위기가 닥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과 국가의 경우 대부분의 위기는 오랜 기간 축척된 점진적인 변화의 결과이다."라고 했다. 위기의 순간이 닥치기 전에 전조 증상을 면밀히 분석 검토해 대비해야한다는 것을 조언하고 있지만 현재의 불확실한 시대 상황 속에서 원인을 분석해 돌파구를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달러 시대에 돌입했지만 저소득층은 더 늘고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 졌다. 보수와 진보사이의 갈등,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 세대와 계층간 의사소통의 단절 등 사회적 양극화로 인해 우리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민생과 경제회복이라는 어려운 난제 속에 남북문제는 어떤가, 대화와 교류협력의 길이 점점 막히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무인기 영공 침투 등 연일 위험한 도발을 감행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정부가 강력 대응을 천명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한치 앞도 안보인다. 이와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미·중·일·러 4강 각축전은 더 치열해 질 것이고, 미·중 및 미·러 간 갈등, 북·중·러 신북방 공고화와 같은 신 냉전적 변수가 여전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위대한 이론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인생을 사는 방법은 단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기적은 없다는 듯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치 모든 것이 기적인 듯이 사는 것"이라고 했지만, 무수히 많은 과제들과 비관적 상황만 떠오르고 있어 기적이라도 바라고 싶은 심정으로 계묘년 새해를 맞았다.

영등포에서 여의도 사옥으로 다시 안국동 시대를 열었던 신아일보가 올해로 대망의 20돌을 맞는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면 성년으로 새로운 탈바꿈의 시대를 열게된다. '하해(河海)는 작은 물줄기도 가리지 않아 그렇게 깊은 것이다' 진나라 진시황 때 천하를 다스리는 승상(丞相)의 자리까지 올랐던 이사(李斯)의 말 처럼, 흙 한줌이 모여 태산을 이루고, 물 한 방울이 흘러 바다를 만들면서 10년이 흐르면 강산이 변하고 20년이 흐르면 태산이 변한다했으니, 20년이라는 경험은 무시 못할 세월이라 하겠다.

그동안 줄기찬 도전정신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신아일보는 20년의 반석 위에 희망의 100년을 새로 쓰기 위해 힘찬 발걸음 내딛고 있다. 더불어 어미를 딛고 세상에 태어난다는 살모사(殺母蛇)와 같은 심정으로, 70년대 한국 언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던 신아일보의 옛 영광을 되살리는 책무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앞서 신아일보는 독자중심주의를 선언한 바 있다. 그동안 힘 있는 권력에 기대지 않고 선량한 시민들의 동반자로서 중심의 균형 추를 맞추는데 노력을 다해 왔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 신속히 대응해 독자들과 어디에서든 손쉽게 만날 수 있고, 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콘텐츠 중심의 스마트미디어 뉴스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함께 생활 밀착형 뉴스를 보다 심도 있는 취재로 진실에 더 다가가는 정론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 민주주의 국가의 지혜로운 시민상을 정립하는데 이바지 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고 있는 신아일보가 오는 6월8일이면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작금에는 가짜 뉴스 양산은 물론 클릭장사, 부풀려진 사실과 편향된 입장을 보도하는 불편부당한 부패 언론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아일보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이념을 뛰어넘는 올곧은 비판으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는 매체로서 냉철한 사고와 24시간 깨어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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