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흥민 “길이 딱 하나 보였다”
[기자수첩] 손흥민 “길이 딱 하나 보였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2.12.04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르투갈과의 승부에서 대한민국이 2-1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진출했다는 승전보가 아침 뉴스를 장식했다. 멀게만 보였던 16강 진출은 행운도 따랐지만, 손흥민 선수를 중심으로 한 대표팀 선수들의 투지와 집념이 이룬 축포가 아닐까 한다.

그라운드에서 뛴 선수뿐 아니라 뒤에서 응원하는 선수와 국민 모두는 이제 브라질을 상대로 한 8강을 넘어 4강 그 이상까지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만큼, 선수들은 체력 관리뿐 아니라 승부에 대한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은 자명하다.

공을 가지고 운동을 하고, 그 운동을 스포츠로 승화시켜 전 세계인이 한마음이 되는 월드컵. 승리가 최종목표인 각국 선수들은 그동안의 실력을 갈고닦아 오로지 이날을 위해 공을 차고 뛰고 달려왔다. 다른 경기 종목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지구인의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은 그야말로 역동적이고 아슬아슬하면서도 짜릿한 승부의 맛을 즐길 수 있다. 공을 몰고 가는 선수뿐 아니라 이를 막아서는 선수들, 그리고 공을 찼을 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의 비행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심장을 쪼그라들게 할 정도로 긴장과 짜릿함이 극에 달한다.

올해 열린 월드컵 경기는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어떤 시련과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가진다면 다시 한 번 더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특히 포르투갈과의 예선 2차전은 대한민국 축구팀에게 포기할 수 없는 승부로, 반드시 뛰어넘어야 16강 진출을 꿈꿀 수 있었다. 1:1 무승부 상황에서 맞은 후반 추가시간, 누군가는 ‘이제 끝났다’며 한숨을 내쉴 수도 있을 그때 손흥민 선수는 끝까지 질주했고, 7명의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둘러싸였을 때도 승리를 향한 집념으로 단 하나의 길목을 보았다고 했다. 그렇게 포르투갈 선수들의 다리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했고, 황희찬 선수는 이를 역전 골로 연결했다. 대한민국 축구사에 영원히 남게 될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우리 모두는 하나가 돼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준 대한민국 축구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응원하면서 서로를 격려할 것이다. 또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걷는 계기, 인간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을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스포츠는 하나의 게임이다. 게임을 통해 승패를 가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다시 한 번 우리 선수들의 16강 진출을 축하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희망을 안겨주는 월드컵이 되길 바라본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