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약바이오 품질 혁신, 스마트공장·QbD에 달렸다
[기고] 제약바이오 품질 혁신, 스마트공장·QbD에 달렸다
  • 신아일보
  • 승인 2022.10.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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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허경화 대표
 

제약바이오산업은 세계적인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 속에서 전 세계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은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고품질의 의약품 공급은 인류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코로나19, 선진국의 무역갈등, 전쟁 등 국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속에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44조원 규모 매출을 기록함과 동시에 미국이 외교적 우위를 장악하는 데 큰 힘을 실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팬데믹으로 각국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일부 의약품의 수입·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이를 경험한 세계 각국은 우수한 의약품의 자체 개발·생산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주권 확립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도 예외는 아니며 고품질 의약품 생산역량 확보는 중요한 과제가 됐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기존 제조방식에서 품질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uality by Design, QbD) 도입과 제약 스마트공장(Smart Factory) 구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제조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QbD, 스마트공장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QbD에 기반한 스마트공장의 구축으로 의약품의 연구개발 시작부터 생산 단계까지 지속적인 개선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품질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QbD는 우수한 의약품의 개발 및 품질관리를 위해 제품 및 공정에 대한 이해와 공정관리를 강조하는 관리 개념이다. 기존에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로 이원화된 의약품 제조·생산 시스템을 하나로 융합해 일원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약품의 개발에서 시판 후까지 전주기에 적용되는 품질관리 체계를 적용, 실시간으로 제품 특성에 맞는 최적의 품질 관리를 구현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의약품 생산에 QbD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4년 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PIC/S)에 가입한 뒤 QbD 도입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설계 및 개발, 제조 및 유통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빅데이터, 가상화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이다. 단순히 공정을 자동화한 로봇 공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스마트공장과 공장 자동화는 차이가 있다. 공장 자동화가 기계, 장비를 이용해 공장 전체의 무인화 및 생산 과정의 자동화를 만드는 것이라면 스마트공장은 제조에 관련된 물류 조달, 제조·생산, 포장 등과 같은 각각의 단위들에 지능을 부여하고 이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해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연결·수집·분석함으로써 전체 공정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자동화가 되는 공장이다.

QbD를 적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는 경우 선행 지식, 실험, 위해평가 등을 통해 제품의 주요 품질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원료 특성과 공정 변수를 확인할 수 있고 물질의 특성과 공정의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의 주요 품질 특성을 연계하는 기능적 관계를 결정할 수 있다. 즉 공정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을 파악할 수 있다. 변동 발생 원인과 이후 공정 또는 공정 중에 의약품의 품질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일관된 의약품 품질을 보증할 수 있도록 공정을 조정함으로써 공정의 관리가 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QbD에 의한 의약품 개발 및 생산은 제품의 전주기에 걸쳐 품질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 및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경우 현장상황을 종합 분석하는 인공지능시스템을 통해 생산량을 자동으로 결정해 생산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QbD를 활용해 지속적인 품질 향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최근 강조되고 있는 데이터 완전성(Data Integrity)을 가장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과거에는 QbD, 스마트공장 모두 국내에서 낯선 개념이었으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속에서 점차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2개사를 대상으로 QbD 도입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 37% 기업이 QbD를 실제로 도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KIMCo가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49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현황을 조사한 설문에서는 약 80%가 스마트공장을 구축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소통·협력하고 기업들이 과감히 투자해 이뤄낸 성과다. KIMCo도 정부와 ‘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bD) 도입 기반 구축 지원사업’, ‘의약품 업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등을 함께 추진하며 QbD, 스마트공장의 국내 도입·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QbD와 스마트공장에 기반한 제조혁신은 기업들이 의약품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스크의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케 하는 동시에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QbD, 스마트공장의 도입은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의 제조혁신을 위해 분명히 나아가야 할 길이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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